그동안 「덩치 불리기」를 통한 세력 확장에 주력해 왔던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은 IMF라는 극한 상황에 직면하자 급변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했던 공룡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덩치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전자업계의 조직슬림화 작업은 새로운 불황타개책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그 대상 또한 한계사업부는 물론 영업 및 애프터서비스 등 핵심부서까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는 분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때문에 전문 중소군단이 대거 양산되고 있고 이로 인해 전자·정보통신업계는 춘추전국시대로 변하고 있다.
삼성·LG·현대·대우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한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은 최근 회사의 몸집을 줄이기 위해 그룹 차원의 대규모 사업교환(빅딜)과 별도로 주요 사업부문을 분리 독립시키거나 다른 회사로 이전하는 등 사업부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중 물류부문을 별도의 회사 「토로스물류」로 독립시킨 데 이어 현재 서비스·광고·판촉·중대형 컴퓨터사업 등 몇몇 사업부문에 대한 분사를 추진중이다. 서비스 부문의 경우 이미 분사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이를 독립회사 형태로 떼낼 것인지, 소사장제로 분리 운영할 것인지 등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전자는 PC와 중대형 컴퓨터 사업부를 잇달아 분리 독립(멀티캡)하거나 계열사(현대정보기술)로 이관한 데 이어 최근엔 홈오토메이션(HA) 사업부문을 떼냈다. LG산전도 주유기·자동창고·물류설비 등 5개 비주력 사업을 종업원 사업분할제를 통해 분리했다.
분사와 함께 전자·정보통신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것이 계열사로의 사업이관이다. LG전자는 지난 상반기 PC영업부문을 LG IBM으로 넘긴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선 개인휴대단말기(PDA)·유무선전화기·키폰 등 핸드헬드PC(HPC)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통신기기 사업을 LG정보통신으로 이관했다. 대우전자도 올초 국내영업부문을 한신유통으로 이관시키고 서비스부문을 별도로 분리, 「대우전자 서비스」를 발족시키면서 1천8백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컴퓨터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엘렉스컴퓨터는 하반기들어 학교정보화, 소프트웨어 유통, 편집용 SW 등 3개 특수사업부문을 본사에서 별도 법인으로 떼내 독립채산 형태로 바꿨다. 한국후지쯔도 올들어 유통솔루션과 소프트웨어 개발부문을 각각 FKL유통시스템, FKL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등으로 별도 법인화한 데 이어 앞으로도 독립사업이 가능한 부문에 대해선 과감히 떼낸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업체인 한컴서비스는 유통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전략 아래 유통·통신판매·교육·고객지원 등으로 구분돼 있던 기존 조직을 이달 안에 개편, 독립채산제 위주의 분사경영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이 가운데 한컴다이렉트를 비롯한 통신판매 사업분야는 지난해말 드림엑스(구 러브리컴퓨터)에 전시장 및 직원을 포함한 시스템 일체를 매각, 사업부 분리작업을 완료했다. 또한 이달중 교재출판·교육·아카데믹버전 판매 등을 담당해 오던 교육사업부와 고객지원센터를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등 조직슬림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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