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전문인력 "재교육科程" 수정을

 인력양성을 위한 전문기술 및 경영관련 재교육 강좌가 부쩍 늘었다. 이는 기술의 변화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복잡한 기술이 많아지는 탓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재교육이 효율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장기비전, 교육기관, 전문인력,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의 공감대 형성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재교육의 필요성도 인식돼 왔고 시도도 계속 있었지만 현재의 제도가 실용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당사자의 경우 전문인력의 입장에서 교육 후에 어떤 실익이 있을지 불투명하고, 기업은 교육투자가 수익증대에 직접 기여하는지에 대해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인력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과목의 이수나 과정의 수료보다는 능력향상에 보탬이 되는 쓸모있는 교과과정과 자타가 인정할 수 있는 전문학위가 주어진다면 매우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한국정보문화센터 부설 정보기술교육원 등 정부의 정보화 교육기관 및 각 부처의 유사한 교육기관에서는 정보화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 바 있다. 또 이와 유사한 노력이 대기업과 여러 대학에서 시도돼 왔다. 갖가지의 방법이 나름대로 효과가 있겠지만 이공대학을 졸업해 수년의 경력을 쌓은 후 새롭게 등장한 신기술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분야의 추가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이때 사회에서 적절한 전문교육과정을 제공할 때 1차적으로는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기업의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며 정부로서는 정보사회에 빨리 진입함으로써 복지사회와 국가경쟁력 제고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교육의 개념변화를 살펴본다면 과거에는 한번 교육을 받으면 인생의 나머지 기간에 새로운 교육이 필요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끊임없는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계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대로 바뀌게 된다. 요즈음에는 어떠한 종류의 직업도 지속적인 교육없이 한번 배워 평생을 일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여기서 주목할 내용은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경력관리와 끊임없는 교과과정에 대한 평가제도의 개선이다. 다양한 전문분야의 확대와 짧은 기술주기는 기존 경직된 학교제도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졸업 후 다음 학위는 석사와 박사밖에 없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로 교육부에서 정의하는 석사나 박사는 학사자격을 가진 자가 소정의 과목을 이수하고 연구의 업적을 이룰 때에 수여하는 학위로 직장에서 근무하며 전문성을 계속 유지하고 보완·발전시키면서 취득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여기에 대응해 경영학 분야에서는 정규 MBA는 물론이고 경력을 필요로 하는 고급 MBA, 또는 최고경영자과정(AMP) 등이 개발돼 급변하는 사회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때 이 과정이 기업이나 개인, 나아가서는 사회에 쓸모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선 교과과정이 기업과 개인의 목표에 따라 설계돼야 한다. 그 다음에는 과정의 내용이 충실하고 그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돼야 하며 엄격한 평가제도에 의해 학점 및 학력이 인정돼야 한다. 또 이수한 과목들이 적절한 시기에 집합되고 평가돼 그 과목들의 합인과정을 수료하게 되고 적절한 과정의 수료절차를 거쳐 상위 학위로 연계돼야 할 것이다. 현재 민간기관에서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바뀐 것은 다행한 일이다.

 외국의 예를 한두 가지 살펴보자. 우선 모토롤러 대학원과 같은 기업 부설대학을 들 수 있고 핀란드의 헬싱키 공과대학에서 노키아와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는 대학원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 계속교육 학위수여의 성공여부는 공정한 평가의 분산화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평가의 주체가 대학이었고 이수과목의 내용보다는 어느 대학 졸업생인가 하는 점과 그 대학의 학점 평균, 논문의 내용 등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재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대학이 평가의 대상에 연동되기보다는 각 과목의 내용이 보편화하고 평가의 기준이 보편타당성이 있어서 과목당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과목의 적당한 합의이수로 상위 전문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분산평가가 자리잡을 때까지는 상당기간 국가가 공인하는 재교육 담당기관이 구성돼 이곳에서 필요한 교과내용들을 수렴하고 평가의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평가의 주체가 고용하는 직장이 돼야 하고 계속교육을 받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을 경우에 그 과목과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하루빨리 이와 같은 계속교육제도와 전문가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직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학교교육과의 괴리를 줄여 직업교육이 교육만으로 끝나는 낭비를 막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며 나아가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풍토의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전문인력을 위한 선임기술사·책임기술사 등 전문학위 제도가 도입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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