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사이버 마케팅"도 전략이 필요하다

오창호 한신대교수

 인터넷을 비롯한 온라인 매체를 기존의 기업활동이나 새로운 사업기회에 접목시켰던 수많은 사례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우선 사이버 세계에는 기존 마케팅 접근틀이 아닌 다른 마케팅의 접근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광고나 커뮤니케이션의 변천과정만 보더라도 초기에는 대량전달 개념의 배너광고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대상 개개인의 성향을 고려, 개별화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행착오와 사례에서 배울 수 있었던 또 한가지는 그래도 역시 마케팅이 기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의 성공요인은 인터넷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터넷 바깥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기획」과 「하부구조」다. 즉 전략적 마케팅 사고하에서 소비자와 시장·경쟁에 대한 이해, 여기에 근거한 사업의 정의 그리고 정확한 표적시장의 선택이라는 기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선택한 표적시장 내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하부구조, 예를 들면 상품구색 및 조달능력, 물류 및 재고관리시스템 등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인터넷 비즈니스는 신기루일 뿐이다.

 그렇다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사이버 세계의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인터넷이 소비자들에게 주는 핵심가치 제안이 과연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아야 정확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의 예를 들어보자, 좀더 저렴한 상품을 더욱 편리하게 구입하는 것인지, 개별화한 상품과 같이 새로운 제공방식인지, 아니면 단순히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상품정보제공인지에 대해 판단하려면 사이버 세계의 소비자와 경쟁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는 무엇일까」 또는 「사이버 환경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가」 등을 알아야 한다.

 또 「과연 양방향적 환경이 주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선택을 하고 개별대응을 원하는가」 「사이버 환경의 안과 밖으로 시야를 넓혀 보았을 때 누구와 무엇을 둘러싸고 경쟁하고 있는가」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사이버 세계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개의 틀을 확립해야 한다. 대량생산시스템에서는 제품 중심의 4P전략 아래서 마케팅이 전개됐지만 사이버 세계의 대량 개별(Mass Customization)시스템 아래서는 고객의 가치사슬·접점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마케팅의 접근이 필요하며 그 대안이 연결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이라는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다.

 연결마케팅이란 장기간에 걸쳐 상호작용적이고 개별화한, 가치부가적인 접촉을 통해 개별 고객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통합된 노력을 의미한다. 넓게 보면 여기에는 고객뿐만 아니라 공급업자나 기타 여러 기반구조를 형성하는 파트너들을 기업의 마케팅 활동으로 통합하는 연결 네트워크 관리까지도 포함한다.

 온라인이나 인터넷 매체는 소비자에게로 다가가는 새로운 수단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정보전달 매체로만 여겨 사이버마케팅이나 텔레마케팅의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대중(Mass)이나 세분화한 시장에 대해서가 아니라 개인별로 특화한 마케팅 패키지를 제공하는 퍼스널 마케팅, 대상에 대한 마케팅 전개의 경로로서 PC통신 및 인터넷과 같은 양방향·전자적 통신매체를 활용하는 사이버마케팅, 마케팅전략의 구성과 전개를 고객 개개인의 태도·행동자료를 근거로 하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 결합돼 연결마케팅으로 통합됐을 때 비로소 개인의 수준으로까지 세분화한 분석과 전략전개, 차별화하고 통합된 정보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고객과의 더욱 견고한 관계구축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연결마케팅을 통해 온라인·인터넷 공동체의 형성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공동체는 구성원간의 장기적인 유대관계를 의미하며 동시에 사업의 기회를 제공해준다.

 더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해 여러 형태의 아이디어와 시도들이 나타났지만 단기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으며, 고객육성·전략적 제휴·연합(Associates) 등 장기적인 수단이 결국 유효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이버 환경에서의 마케팅은 이제 더욱더 길고 긴 싸움으로 전개돼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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