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통신업체 지분매각을 천명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는 대기업들 역시 통신부문 보유지분 처리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두루넷이 하나로통신 지분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지분변동이 가시화되고 한전망을 둘러싼 하나로통신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의 2대 주주인 두루넷(대표 김종길)은 다음달 1일과 2일로 예정된 하나로통신 증자에 불참하는 한편 현재 보유하고 있는 7%의 지분도 매각키로 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두루넷의 이번 결정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라 보유 유동자산 매각을 통한 운전자금 확보와 함께 하나로통신의 멀티미디어사업 추진방향과 자사 서비스의 중복성 등을 감안, 한국전력 케이블TV 가입자망 사용에 대한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보유 통신사업자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는 한국전력이 9.9%의 두루넷 지분만은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전이 초고속 정보통신서비스의 협력 파트너로 두루넷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두루넷과 한전망을 공유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이 증자과정에서 한전의 현물출자를 요구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하나로통신은 한전의 지분매각과는 별도로 기존 한전망의 활용차원에서 강서, 북부, 동작 종합유선방송국(SO)의 1백80억원 상당 3천2백㎞의 케이블을 현물 출자형식으로 증자에 참여해줄 것을 한전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규모가 7천억원인 하나로통신은 데이콤이 10%, 두루넷과 한국전력이 각각 7%, 현대, 삼성, 선경, 대우그룹이 각각 6.5%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하나로통신의 증자에 대해 주요주주인 현대와 삼성에 이어 데이콤, 대우 등도 최근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반면 한국전력과 두루넷은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하나로의 지분변동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력과 두루넷의 하나로통신 지분매각은 통신산업 빅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을 수 있는 한국전력의 보유지분 인수를 둘러싼 주요 대기업들의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택, 조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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