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대덕산업단지 입주 보류

현대전자가 대덕연구단지 일대의 과학산업단지 부지에 30만평 규모의 반도체공장 8개동과 인공위성연구센터를 건립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해 대전시의 정보통신분야 과학산업단지 조성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19일 대전시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전자는 대전시가 유성구 관평동을 중심으로 조성중인 대전과학산업단지 1백28만평 부지에 8조원을 투입, 30만평 규모의 반도체, LCD공장, 인공위성연구센터 등을 세우려고 했으나 최근 IMF사태로 인한 그룹내 경영사정으로 인해 계획을 취소, 사업을 원점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전자측은 최근 대전과학산업단지 입주를 추진하던 기획실 산하 태스크포스(TFT)를 해체해 해당 업무를 추진할 담당자마저 없는 상황이며 그룹 내부에서도 이 계획에 대한 추가 검토방안을 세워두고 있지 않아 주위에선 『현대전자의 대전과학산업단지 입주계획이 전면 취소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간 추진해왔던 과학산업단지내 공장설립 계획은 보류가 아니라 사업계획 자체부터 재검토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경제여건을 봐가며 투자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현재 반도체 수출물량 감소로 인해 반도체공장 추가 설립의 동기가 없어진데다가 정부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반도체, 위성분야 사업에 대한 빅딜로 인해 사업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어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인력감축 등 그룹차원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섣부른 신규사업 투자에 대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판단에서 과학산업단지 입주계획을 전면 백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대전시측은 『현대전자로부터 사업을 당분간 보류한다는 통보만 받았지 사업계획을 취소한다는 연락은 아직 받지 못했다』며 현대전자의 과학산업단지 입주계획 취소 사실을 부정했다. 그러나 현대전자가 과학산업단지내 공장건설사업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한 상태여서 대전시의 정보통신분야 과학산업단지 조성은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대전시는 올해부터 2001년까지 총사업비 6천2백억원을 투자, 유성구 관평동, 탑립동 일대 1백28만평 부지에 대전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해 컴퓨터, 반도체 등 정보통신분야 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었다. 대전시는 특히 이 단지 안에 10만평 규모의 벤처기업 창업단지를 조성해 벤처타운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대전=김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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