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시스템 "수출 원년"

의료보험 청구용 프로그램으로 지난 80년대 초부터 개발된 의료정보시스템이 수출 유망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가별로 판이한 진료 환경과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 부족 등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국 업체의 기술용역 수주를 제외하고는 수출이 전무했던 의료정보시스템 업체들이 올들어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의료정보시스템 업체들이 수출에 주력하는 것은 IMF 관리체제 이후 병원들의 경영난으로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시장 규모가 크고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높게 인정해 주는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한 데다 해외시장 공략에 적합한 전략형 상품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96년 말 월드 와이드 팀을 구성, 의료용 소프트웨어 수출을 적극 추진해 온 비트컴퓨터는 1년간의 시장 조사를 마치고 각종 전시회 출품, 일본 현지 사무소 개설, 수출 주력 상품 선정 및 해외 버전 개발 등 꾸준한 노력을 한 결과 올해들어 의료용 소프트웨어로는 국내 최초로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브라질 소프트웨어 업체인 빠삐루스사와 성형외과용 가상시술 프로그램(모델명 Dr.PSs 3.0)을 연간 30만달러 수출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일본 M&M사와 연간 60만달러 상당의 소프트웨어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또한 대만과는 61만8천달러, 브라질 사웅파울로 병원과는 처방전달시스템(OCS)을 비롯한 각종 의료용 솔루션 1백30만달러를 공급키로 했으며 이들 국가 외에도 미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중국, 아르헨티나 등과도 다양한 의료용 소프트웨어 수출 상담을 진행중이어서 수출 첫 해인 올해 안으로 3백만달러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전자차트시스템 전문업체인 메디다스는 각 나라마다 각종 제도와 의료보험 체계가 달라 수출에 어려움이 있는 병원보다는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고 제도와 보험의 제약이 없는 동물병원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수출하는 독특한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현지 영업 및 서비스는 현지 협력업체의 판매망을 이용하기로 한 이 회사는 약 6개월의 개발기간과 7개월의 현지적응 테스트를 거쳐 8월부터 미국 전역 2만5천여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계약실적은 30여 체인을 갖고 있는 병원 등 40여곳(금액으로는 20만달러)이며 올해 말까지 1백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동물병원용 소프트웨어는 기존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병원정보시스템(HIS)과 인터넷, 동물용 검사기기, 바코드, 센서, 자동 다이얼링 기능 등의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들을 연동해 미국 동물병원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 전문업체인 메디페이스는 올들어 마케팅 전략을 내수에서 수출로 전면 전환하고 국내 PACS 업체로는 처음으로 기술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법인 설립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획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올들어 각종 유명 전문 전시회에 참가중인 이 회사는 미국의 바이어와 「파이 View V2.0」 등 자체 개발한 PACS용 솔루션을 대상으로 약 50만달러의 수출 상담이 구체적으로 진행중에 있어 올해 안으로 1백만달러 정도는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측은 내다봤다.

일본 업체로부터 기술용역을 의뢰받아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게이트웨이를 수출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국의 의료 관련 재단과 자본합작을 추진중인데 이미 상당부분 합의를 이뤄낸 상황이어서 올해 중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비동기전송방식(ATM)망 설계 및 구축기술과 처방전달시스템(OCS), 병원정보시스템(HIS), PACS의 워크스테이션을 단일화한 통합 병원정보시스템 솔루션을 주력 아이템으로 하드웨어 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를 집중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PACS 전문업체인 마로테크도 방사선 필름을 디지털 형태로 저장할 수 있는 「필름디지타이저」의 수출에 나섰으며 KCC의료정보, 현대정보기술, 삼성SDS 등도 해외 전시회 참가, 마케팅망 신설 및 확충, 수출 전략형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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