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자제품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기기 부문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전화단말기 등 무선통신기기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10여년 만에 최대의 수출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강진구)가 발표한 「98년 상반기 통신기기 수출 동향」에 따르면 가전, 전자부품 등 전자제품 수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음에도 통신기기는 올 상반기 17억2천3백만달러 어치 수출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동전화기 수출은 상반기에 6억3천7백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4.9%의 성장률을 보여 전체 통신기기 수출의 37.2%를 차지했으며 수출증가 기여율도 58.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통신기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동전화단말기의 경우 디지털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까지 수입에 의존해왔으나 국내업체들이 디지털셀룰러폰과 PCS서비스로 국내 기반을 확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진흥회는 이동전화단말기의 경우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맥슨전자 등 일부 업체만 수출을 했으나 올들어서는 현대전자가 가세했으며 하반기에는 한화정보통신 등 후발기업들도 수출에 본격 나설 계획이어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선호출기의 경우도 상반기 중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3% 늘었는데 이는 중소기업들이 발빠르게 수출시장 개척에 나서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9백㎒ 대역 코드리스폰의 회복세로 유선전화기도 19.2%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그동안 수출주력품목 중 하나였던 팩시밀리는 EU의 반덤핑판정 여파와 수요침체로 49.6%의 감소를 보였다.
진흥회는 하반기에도 러시아, 중국 지역에 대한 CDMA시스템 수출과 미국, 중남미 지역에 대한 CDMA단말기 수출 등이 이어져 상반기의 호황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흥회는 무선통신기기와 달리 부진을 겪고 있는 국설교환기 등 유선통신장비의 수출확대를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진흥회는 이를 위해 △대외경제협력기금의 조기 집행 및 통신장비에 대한 지원확대 △수출입은행의 연불금융지원 한도 1백% 이상 보장 및 담보조건 완화 △수출금융에 운전자금 포함 등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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