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디지털 피아노 시대입니다.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디지털 피아노 전문업체인 벨로체 양원모 사장(35)은 지난 5월 대기업 과장에서 일약 중소기업 사장으로 뛰어오른 초보 경영인.
하지만 양 사장이 10년 동안 몸담아온 대우전자 디지털피아노사업부를 전격 인수해 독립기업으로 출범시킨 벨로체는 임직원에 의한 사업분할(MBO)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힐 정도로 사업 초창기부터 주위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대기업의 퇴출사업을 떠맡아 불과 3개월여 만에 흑자사업으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인건비를 줄이고 수출로 승부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이제까지 디지털 피아노 분야에서 대우전자는 공격적인 판촉활동으로 내수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인건비 부담이 크고 부실채권이 많은 탓에 해마다 수십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으로 새 출발한 벨로체는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운영재고를 최소화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이 30% 이상 향상돼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등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는 게 양 사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벨로체는 내수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해 수출에 주력한 결과 6월부터 주문이 늘기 시작해 7월엔 월 수출액이 50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출이 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수출이 늘어난 덕분에 내수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월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1천2백여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달에 처음으로 1억원의 흑자를 내기도 했다.
벨로체는 세계 디지털 피아노 수요가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증가 추세를 보임에 따라 모델 다양화를 통해 당분간 수출에 전력투구, 올해 작년(대우전자)보다 60% 늘어난 5백만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내년엔 2배 늘어난 1천만달러 어치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벨로체에 자본투자한 해외 거래처가 적극적인 판매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수출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올해 1백억원 정도의 매출에 10억원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 사장의 목표는 벨로체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것.
벨로체는 우선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TV광고를 비롯해 적극적인 판촉 및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벨로체는 또 독립출범 후 첫 개발한 야심작인 국내 최고급 기종을 11월에 출시할 예정인데 이 제품은 자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내장하고 있는데다 한글액정화면을 통해 악보와 가사를 볼 수 있어 혼자서도 음악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양 사장은 이 제품의 출시에 발맞춰 유아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칸타빌레 뮤직클라스」사업을 본격화해 벨로체를 국내 1등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칸타빌레 뮤직클라스란 기존의 피아노 교습방식과는 달리 피아노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싫증내지 않고 피아노를 배울 수 있도록 음악교육과 율동, 그림, 체조, 영어한마디 등을 접목시킨 새로운 신바람 학습법으로, 요즘들어 음악학원가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야마하가 세계적인 전자악기업체로 성공한 데는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야마하 체인스쿨이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칸타빌레가 디지털 피아노 붐을 일으키는 데 한몫을 해낼 수 있도록 교육부문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겠다는 게 양 사장의 포부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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