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달 한국상품에 대대적 반덤핑공세 전망

유럽연합(EU)이 한국산 D램, 전자저울, 비디오테이프 등 6개 제품에 대한 반덤핑 공세를 내달부터 대대적으로 펼 것으로 전망돼 국내 전자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EU의 수입규제 현황」자료에 따르면 EU의 여름휴가가 끝나 본격 업무가 시작되는 9월부터 D램, 전자저울, 비디오테이프, PET필름, 철강제품, 타이어 등 6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제소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홍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들 6개 제품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EU수출은 지난해 EU수출 총액의 17.5%에 달하는 30억달러로 반덤핑공세가 계속될 경우 우리 수출업체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램의 경우 지난달 6일 유럽전자부품협회(EECMA)가 한국산 D램에 대해서만 반덤핑제

소를 했는데 EU집행위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제소철회를 종용하고 있는 상태며 우리 외교통상부도 일본, 미국, 대만산 제품을 제외한 채 한국산 D램만 덤핑혐의로 제소한 것은 차별적인 조치라고 공식 항의했다.

EU는 한국산 D램 반도체에 대해 지난 93년 3월부터 평균 24.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해오다가 95년 6월 반덤핑규제를 일시 중단한 후 96년 4월 규제를 환원하고 97년 11월 규제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EECMA는 DCMS(Data Collection and Maintenance Sy

stem)협정을 체결, 우리나라와 유럽의 반도체업체들이 각각 상대국에 수출하는 D램의 원가 및 수출가에 대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가 반덤핑조사와 관련해 어느 일방이 자료를 요청할 경우 조사당국에 제출하고 있다.

93년 10월부터 평균 26.7%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한국산 전자저울에 대해서도 EU업계가 반덤핑조치 연장을 요청한 상태여서 반덤핑조치가 자동소멸(Sunset)되는 10월 이전에 재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9년 6월에 평균 2.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해오다 올 1월 규제가 종료된 비디오테이프의 경우도 역내 업계가 반덤핑혐의 제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8월 현재 EU는 TV(소형, 중대형), 전자레인지, 대형축전지, 3.5인치플로피디스크, 팩시밀리, 전자저울 등 9개 제품에 대해 반덤핑규제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카오디오시스템, 철강로프/케이블 등 3개 품목에 대해 조사중이다.

KOTRA는 EU업계가 이처럼 한국상품 대거 수입규제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IMF체제 이후 국내업계가 물량위주로 펼치고 있는 수출확대의 부작용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KOTRA는 우리 업계가 반덤핑규제 등 수입규제조치를 당하면 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국내 동종업계가 공동보조를 취해 시장을 관리할 수 있는 수출마케팅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