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기로에 선 국내 네트워크업계 활로는 없는가 (1)

시장현황과 문제점

국내 네트워크시장은 외산의 독무대가 되다시피했다. 전세계 유력 네트워크업체들이 한발 앞서 국내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시장은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의 신제품 시험장으로 존재해왔다. 국내 네트워크 토종기업들은 이로 인해 「안방 뺏긴 주인」으로 전락한 게 오늘의 현실이다.

세계 네트워크시장은 현재 손꼽는 유망 성장분야로 부각되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국산화를 통한 세계시장 진출은 시급한 과제다.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업체들도 최근들어 개발경쟁에 참여했다.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의 모임인 「네트워크연구조합」이 최근 교실망시장을 겨냥해 부산, 대전, 광주 등 지방 대도시를 순회하며 국산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제품설명회를 가졌다. 당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 설명회는 의외의 호응을 얻었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도 있었냐」는 반응 때문이었다.

이 말은 반대로 국산 네트워크 장비에 대해 일선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일반 네트워크 사용자들의 경우 국산 네트워크 장비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는 국산 네트워크 장비는 아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마저 있다. 극단적으로 국산 네트워크장비는 사용자들의 뇌리에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의 마케팅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다. 정부와 기업 모두 국산화에만 열을 올릴 뿐 후속으로 따라주어야 할 마케팅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팔리지 않는 제품은 결국 개발가치가 없다. 적절한 마케팅이 따라주지 않으면 개발에 따른 막대한 투자는 물거품이 되고마는 사실을 개발이라는 명분이 지나치게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은 짧은 기간내 개발만을 지나치게 강조해왔을 뿐이다. 마케팅은 그 다음의 일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마케팅은 기업을 움직이는 핵심요소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가 외국산에 비해 후발제품인만큼 마케팅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한 네트워크시장에서 국산화가 갖는 의미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일선 사용자들이 국산 브랜드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기술개발의 자축포는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외국 네트워크업체의 경우 제품개발과 함께 동시에 실시되는 마케팅은 일선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파고든다. 때로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때로는 매스컴을 통해 간접적인 방법을 취하기도 한다. 10여년의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진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이 전세계에 뿌리내린 것도 이같은 마케팅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반면 일선 사용자들의 국산장비에 대한 편견 또한 국산 네트워크의 시장확대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대부분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모든 스펙을 외산제품에 맞춰놓고 있다. 국산제품은 성능이 검증이 되지 않았고 신뢰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혹은 국산 네트워크장비로 구축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일선 담당자들만 추궁받기 때문에 「면피성」으로 국산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업체들로서도 품질에 대한 검증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사용자들의 경우 국산제품에 대해서 일단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구축할 때가 되면 머뭇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실질적으로 성능에 전혀 문제가 없고 가격 또한 외산과 비교해 경쟁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의 벽을 이겨내지 못해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한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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