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산자부, 차세대 중대형컴 개발주체 놓고 "줄다리기"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최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한 차세대 국산 중대형 컴퓨터 개발사업이 두 부처간 의견대립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정통부와 산자부는 그동안 독자개발과 공동개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해온 차세대 국산 중대형컴퓨터 개발사업과 관련, 지난 4월초 예산과 인력의 중복투자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으나 두 부처가 개발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이 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두 부처간 중대형서버 공동개발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어느 연구기관이 사업을 주관하느냐 하는 것이다. 정통부는 국산주전산기Ⅰ에서 Ⅳ까지의 다년간 개발경험을 지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주관 연구기관으로 삼으려는 반면 산자부는 대형 병렬컴퓨터 개발에 호흡을 같이해온 서울대 컴퓨터신기술연구소를 주체로 해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국산주전산기 개발에 관한한 ETRI가 가장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 당연히 차세대 국산 중대형컴퓨터 개발사업의 총괄 연구기관은 ETRI로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ETRI가 지난 3월부터 이미 국산 주전산기Ⅳ의 후속사업으로 CC-누마기술을 채택한 고성능 멀티미디어 서버(MSC) 개발을 추진중이어서 개발 주체를 ETRI로 단일화하는 대신 서울대 컴퓨터신기술연구소는 대학에 기반을 둔 연구집단으로 미래 중대형 컴퓨터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개발비로 수백억원을 투입한 주전산기Ⅳ를 제대로 상용화하지 못한 ETRI는 개발력이 한계상황에 달했다』며 『정통부가 MSC 개발을 먼저 추진해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관련부처와 협의과정에서 정통부가 아무런 통보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므로 공동 개발사업과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중대형컴퓨터 개발사업의 주관 연구기관은 제3의 기관을 통해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컴퓨터업체들은 그렇지 않아도 IMF 한파를 맞아 투자여력이 없는데다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시장경쟁력에서 외국계 컴퓨터업체들에 밀리는 상황에서 두 부처가 무리하게 이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재고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정통부는 총연구개발비 5백52억원을 투입해 국산 주전산기Ⅳ의 후속사업으로 중형급 고성능 멀티미디어 서버를 오는 2000년까지 개발하기로 하고 현재 이 사업을 추진중이다.

반면 산자부는 대형 병렬컴퓨터(일명 엔터프라이즈 서버Ⅰ)의 후속사업으로 총 7백90억원을 들여 오는 10월부터 대형기종인 「엔터프라이즈 서버Ⅱ」의 개발에 착수해 2002년 9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정통부와 산자부가 이처럼 중대형컴퓨터 공동 개발사업을 놓고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내놓자 두 부처의 실무자들은 이달 가닥이 잡히지 않을 경우 국무조정실을 통한 조정작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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