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제살깎기 과당경쟁

閔庚秀 한솔PCS 강북사업본부장, 상무

요즘 이동통신업계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관련업체들의 치열한 가입자 늘리기 경쟁도 그렇고 이로 인해 날로 급증하고 있는 불량 가입자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사업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도 그렇다. 여기에 더해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대리점들이 가입자 수수료 인상 등 여러 가지 사안에서 갈등을 보이는 것도 곱지 않아 보인다.

그 중에서 가장 염려스러운 일은 많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사업자들과 일선 유통점들이 벌이고 있는 과당경쟁이다.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과 일선 유통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나서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상호비방 광고, 부당고객 유인 등 불공정 경쟁행위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당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물론 PCS업체들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보다는 각 분야에서 업체 간의 경쟁이 진정되는 듯하지만 아직까지 가입자 유치에 급급해 경영상식을 무시한 채 단말기 가격을 후려치는 출혈경쟁은 예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다.

자유경쟁체제에서 기업의 가격정책은 해당기업의 책임하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가 성공으로 연결돼 수많은 가입자를 유치해 많은 돈을 벌든 아니면 실패로 끝나서 기업이 문을 닫든 그 모든 것은 기업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가이하의 단말기 공급경쟁이 빚어온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재 일선 대리점에서 유통되는 휴대폰이나 PCS단말기의 경우 제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부 제품은 가입비를 포함해서 8만원대에 판매될 정도로 유통질서를 흐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또 소득이 없는 중, 고등학생들에까지 서비스를 개통해줘 이동전화와 PCS 가입자가 현재 모두 1천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많이 늘고 있으나 이에 못지 않게 요금을 제때에 내지 않는 불량고객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정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각 서비스업자나 유통점들이 가격경쟁을 벌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한다 치더라도 요즘의 이동통신 관련업체들의 가격경쟁은 우리의 이동통신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과당경쟁이 계속될 경우 일선 유통점은 채산성 악화에 따른 경영부실로 공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고 그 짐은 곧바로 서비스업자들의 경영에 주름살을 가져오게 한다. 또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동통신 제품의 가격을 불신토록 해 가격체계에 혼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제살깎기식의 과당경쟁은 이제 지양돼야 한다. 이러한 경쟁은 산업발전이나 기업의 경쟁력 차원에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제에 정부는 시장경제원리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업체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본다. 이와 함께 업체도 나름대로 정상적인 판매경쟁을 벌여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고 경영의 주름살을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시장도 조만간 무한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이동통신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사업자간 또는 유통업체들간의 상승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모한 과당경쟁으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이동통신업체들이 자율적으로 공정경쟁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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