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基洪 산업연구원 디지털경제실장
온나라가 외국인 투자 유치 열풍에 휩싸여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환부족과 국내 투자능력의 한계, 그리고 개방된 시장경제체제 아래서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 등을 감안하면 위기극복의 실마리를 외국인 투자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틀림없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는 국가적으로 부족한 외환의 안정적 확보와 투자확대, 고용창출, 산업구조 고도화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기업에는 당장 부족한 자금의 조달, 부채축소, 선진기술 및 경영기법 활용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
특히 재원확보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현재 추진중인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구조 개혁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극심한 경기침체와 경제위기 속에서 이를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개혁에서 실패하면 중장기 안정성장은 차치하고 당장의 위기극복도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는 가장 매력적인 재원확보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한글」 포기를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이 외국인 투자가 현재의 경제위기를 모두 해소시킬 수 있는 요술방망이는 아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는 만큼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뒤따르게 된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에서 우리가 당장 얻을 수 있는 것은 매우 구체적이지만 잃을 것이 무엇인지는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논의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세계화, 정보화, 개방화된 시장경제에서 외국 기업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외국 기업들이 들어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지분참여나 경영권 확보 후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 그리고 외국 기업들의 광범위한 진출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어느 누구도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특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과거 수출증대를 둘러싸고 일부 나타났듯이 투자 유치라는 드러난 실적이 과정의 불합리를 정당화시키거나 책임을 면제받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우 외국인 투자 유치가 기업경쟁력 강화보다는 구조조정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데에 이용될 수도 있다. 업무실적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의 지나친 경쟁 역시 외국인 투자의 효율적인 활용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 유치도 일시적인 열풍이 아니라 경제적인 합리성에 입각해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단기적인 이득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득실을 균형있게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투자환경 개선에 더해 경제구조 고도화에 꼭 필요한 업종이나 기업의 국내 진출을 우선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외국인 투자 유치로 인해 나타날 경제환경 변화에 미리 대비해 기업의 경영전략과 정부의 경제정책을 재정비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예를 들어 전자정보산업에서는 완제품업체와 부품업체 간의 새로운 관계를 전제로 부품산업 육성이나 관세정책 등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통신서비스 시장에서는 외국 기업의 진출 이후 경쟁을 통한 효율증대뿐만 아니라 공공성과 외부효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및 규제를 재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현재의 경제위기를 맞은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세계화, 자유화 등 세계 경제환경 변화에 미리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 또 다시 이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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