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 "고사 위기"

지난 96년 인터넷TV는 인터넷과 TV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인터넷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TV처럼 인터넷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정보가전의 개념에서 등장했다.

또한 「푸시」 기술을 응용한 교육, 생활 정보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PC통신, 인터넷 쇼핑 등을 TV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터넷TV는 정보가전의 핵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TV와 인터넷을 결합, 정보가전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출발한 인터넷TV는 여전히 미국에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미 인터넷 TV사업자인 넷채널은 인터넷TV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이에 따라 넷채널은 가입자들이 사용한 톰슨 멀티미디어의 세트톱박스에 대해 환불 조치하는 한편 판매되지 않은 세트톱박스는 회수했다. 넷채널의 서비스 중단은 가입자 확보 문제와 방송 콘텐츠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넷채널의 서비스 중단에서 보듯 미국에서는 최근까지 인터넷TV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인터넷과 TV와의 융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터넷TV는 일반인들이 소파에서 TV를 시청하듯 하나의 리모콘으로 다양한 인터넷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화면 이동 뿐만 아니라 입력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물론 인터넷TV 서비스 업체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문자판을 갖춘 리모콘을 제공하고 있지만 작은 리모콘을 통해 문자를 입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리모콘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무선 키보드이다. 무선키보드는 키보드를 TV와 연결할 필요가 없어 TV와 멀리 떨어져서도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지만 명령어가 여러개의 기능 키에 할당되어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인터넷TV의 문제점은 일반TV가 PC처럼 고해상도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PC에서의 한 페이지가 인터넷TV에서는 서너 페이지 가량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하나의 웹페이지를 화면에 표시하기 위해서 두세 번 스크롤 작업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이외에도 인터넷TV는 PC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부족하며 이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는 점이 상용화에 치명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TV는 방송이 자주 중단되는 등 서비스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TV는 최근 인터넷 콘텐츠를 세트톱박스로 전송하는 서버 컴퓨터가 다운되어 2차례나 방송에 차질을 빚어 인터넷TV 가입자들의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게한 바 있다.

결국 인터넷TV는 인터넷과 가전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정보가전을 향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으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중심의 인터넷TV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에는 이의 실용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TV와는 대조적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TV를 방송하는 웹캐스팅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MSNBC, ZDTV,CNN 등 여러 인터넷 방송국들이 개설되어 주문형비디오(VOD), 멀티 캐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야후,인포식 등 검색 업체들도 웹캐스팅 사업 추진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보가전의 추세는 TV가 인터넷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 TV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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