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뎀 및 부품업체들이 최신 56k 모뎀의 예상외 판매부진과 급격한 가격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 「C넷」 보도에 따르면 스리콤,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 헤이즈 등 주요 모뎀 제조업체들은 지난 2월 확정된 「V.90」 국제표준규격이 이에 기반한 56k 모뎀 판매를 촉진시키고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수요가 기대에 못미치는 데다 V.90 규격제품을 포함한 전체 모뎀의 극심한 가격경쟁에 따라 채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요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의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아직 완료되지 못한 상태이고 고속회선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일반 이용자들의 56k 모뎀 구매를 미루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56k 모뎀은 기존 28k 모뎀의 두배 가까운 접속속도를 제공하지만 ISP들의 서비스체제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함에 따라 56k로의 이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모뎀제품의 가파른 가격하락세도 업체들의 채산악화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독자규격의 모뎀은 물론 V.90 규격의 신제품마저 20달러 이상씩 떨어져 지난달까지 1백59달러하던 스리콤의 외장형 V.90 팩스모뎀은 현재 1백29달러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카 리서치의 외장형 모뎀제품도 90달러 미만까지 내려갔다.
한편 이같은 모뎀제품의 판매부진은 모뎀칩 등 부품업체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최대 모뎀칩세트 공급업체인 록웰 세미컨덕터의 경우 계속되는 매출저조로 그룹에서 분리될 운명을 맞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 말 55달러하던 V.90칩 가격은 지난해 말 35달러로, 현재는 20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V.90 규격으로의 이행이 급속히 진행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같은 모뎀판매 부진은 9월 이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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