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센터 통합설 "정보화에 역행" 거센 비판

「정보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전산원이 그 역기능적 측면인 정보보호까지 수용할 수 있는가」.

전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EC)를 비롯한 차세대 정보통신환경이 급부상하고 이에 따라 정보보호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산하기관 구조개편작업의 일환으로 「한국정보보호센터」를 「한국전산원」에 통합하는 방안이 행정개혁위원회로부터 불거져 나와 정부부처는 물론 학계, 업계 등으로부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흡수통합안은 당초 발상 자체부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전산원과 정보보호센터는 탄생의 법적 근거와 담당해야 할 역할이 명백히 구분된다. 전산원은 지난 91년 제정된 「전산망 이용확장과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 「전산망 이용기술의 개발과 표준화, 전산망 개발보급을 위한 기술지원, 국가기관 등의 전산화촉진을 위한 운영지원」 등이 그 존립근거다. 한마디로 전산원은 경제성과 효율성을 담보하는 정보화 촉진이 그 임무인 것이다.

이에 반해 정보보호센터는 지난 95년 제정된 「정보화촉진기본법」에 그 설립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률 14조에 따르면 정보보호센터는 「건전한 정보통신질서 확립과 정보의 안전한 유통을 위한 정부시책」을 추진하는 것이 그 주된 역할로 명시돼 있다.

이처럼 전산원과 정보보호센터는 설립근거를 두고 있는 법률조차 서로 다를 뿐더러 그 역할도 「정보화」를 경제성, 효율성 측면에서 촉진하는 것과 신뢰성, 안전성 측면에서 정보화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 업계 등에서는 「정보보호」가 세계적인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인터넷 EC 실현의 필수요소이고 개인은 물론 기업, 지역사회, 국가 등의 생존전략이 돼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오히려 정보보호센터의 독립성을 강화해 그 위상과 역할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보보호센터는 향후 「국가전략적 차원의 정보보호」에 관한 정책 연구 및 과제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보보호센터와 유사한 기관인 미국의 NCSC, 독일의 GISA 등에서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의 기획과 수행을 담당하고 있으며 정보보호전략의 종합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이들 기관은 사실상 국가정보화의 자문기구로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정보보호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향후 세계적 EC 환경에서 핵심적 요소로 등장하는 상황에서 정보보호센터가 관련 업계의 육성, 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재는 정보보호와 관련한 국제적 논의과정에 국내업계의 이해를 대변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센터의 역할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정보보호」가 정보화의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통합설은 국가정보화 추세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묵, 서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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