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해외 취업" 제언

李光燮 파이오니어컨설팅 사장

정부와 대기업은 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미래산업으로서 정보통신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동안 정보통신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재벌기업 치고 자체 시스템통합(SI) 계열사를 갖고 있지 않은 업체는 거의 없을 정도다. 이는 결국 수많은 업체로 하여금 SI사업에 참여토록 했으며, 이로 인해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전문인력 부족사태를 초래하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IMF사태 이후 업체마다 생존 자체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일부 특수한 산업분야를 제외하고는 정보통신에 관련된 투자가 상대적으로 위축됐고 이는 곧 인원감축과 외주 용역사업 취소, 연기 등으로 이어져 최근에는 중소 SI업체들의 연쇄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도 변화하는 사회여건에 발맞춰 직업관의 변화, 직업의 변화를 이룸으로써 현재의 파고를 정면돌파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바꾸어가고 있다. 이것의 하나로 나타난 정보통신업계의 새로운 취업관은 국내 기업 위주의 직장 선택에서 벗어나 해외로 취업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취업이라는 그럴 듯한 이유 때문에 너도 나도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사고의 발상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밀레니엄 버그 프로젝트」나 단순 반복적인 일에 투입되는 경우에는 특히 재고해봐야 한다. 정보통신 전문가들이 해외취업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첫째로는 비자문제다. 취업비자의 경우 미국은 연간 일정 숫자의 한도를 정해 놓고 본인의 보유 기술능력, 언어 구사능력과 초청회사의 규모와 사업능력에 따라 제한적으로 발급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미국보다 규정이 엄격해 사전에 비자 발급에 대한 초청자측의 확실한 보장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가족동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가족 중 남자 나이 18세 이상의 자녀에 대해서는 군대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로는 외국생활에 필요한 신분요건의 획득이다. ID카드 발급, 운전면허증 발급, 은행계좌 개설, 주택임차 등에 필요한 절차와 이에 따르는 비용의 규모와 관련해 초청자측에서의 보증 또는 지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집과 숙소의 제공 여부는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셋째는 모든 사안을 구인을 원하는 회사에서 보증해야만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전문인력의 경우 단순 노무자의 해외 송출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 의문나는 점이 있으면 노동부에 문의를 해보는 것이 좋다.

넷째, 취업하고자 하는 나라의 언어에 대한 장벽을 고려해야 한다. 언어란 일상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수단으로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급여는 보통 밀레니엄 버그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시급으로 정하고 특수한 분야의 전문기술직의 경우에는 연봉 또는 계약기간에 따른 일정액 등으로 정해지는데, 중요한 것은 세금과 의료보험 공제 등 필요 비용을 공제한 후 실질 수령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앞서 지적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본 후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이 정보통신 전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술력이 있는 우리나라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사전에 확실한 준비 없이 무조건 가고 보자는 식의 발상은 위험하다. 충분한 준비와 허가된 대행기관, 그리고 본인의 능력 여부를 충분히 점검해본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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