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장영식 사장 취임과 함께 전량 매각이 논의됐던 한국전력의 정보통신사업 처리방침이 원점으로 회귀, 통신망 재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30조원에 이르는 부채경감을 겨냥, 과도 투자부문으로 지목된 통신사업부문을 완전히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세부 정리계획 마련에 나섰으나 지난주 신임사장에 대한 통신부문 업무보고 이후 기존 통신사업자 출자분만을 매각하는 한편 망부문은 현상유지 및 추가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한국전력의 이같은 방침은 1조2천억원이 투자된 가공복합지선(OPGW), 광케이블, 동축케이블망 인수를 적극 검토하던 하나로통신 등 후발통신사업자에 공식전달됐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통신망 매각불가 방침은 전력용 기본통신망의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 적용, 결과적으로 새 정부에서도 한전의 정보통신부문에 대한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해석돼 통신망 중복투자 시비가 재연되는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지난주 안정적 전력공급에 필수적인 전력용 기본통신망 이외의 통신분야에 대해서는 정리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향을 정보통신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했으나 사실은 통신사업부문 현상유지 및 추가투자를 세부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전력은 전력용 기본통신망의 개념을 발전소에서 송전소, 변전소 등 시외지역을 잇는 OPGW망에 국한하지 않고 시내지역에 깔았던 순수 광케이블망과 원격검침용 및 케이블TV 전송망으로 설계됐던 케이블 가입자망까지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OPGW망과 달리 통신용 활용도가 높아 매각 가능성이 점쳐졌던 광케이블망 및 케이블 가입자망이 전력용 기본통신망으로 분류되고 통신사업자에 대한 회선임대형식으로 제공케 됨에 따라 한국전력의 광케이블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OPGW망을 제외한 한국전력의 광케이블은 LG텔레콤, 두루넷,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에 제공되고 있어 이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광케이블 추가포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전국단일망 광케이블 개인휴대통신(PCS)을 구축하고자 하는 LG텔레콤과 이미 추가 광케이블포설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하나로통신과 두루넷과도 케이블TV망의 통신용 전환을 위해 광케이블 백업망구축 및 ONU(Optical Network Unit)의 셀분리작업을 위한 광케이블 포설을 계속하겠다는 구두약속을 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TV 전송망 역시 이용료의 대폭인상을 전제로 1차 종합유선방송국(SO)지역은 매각없이 현상유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2차 SO구역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최소투자로 사업권을 유지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이와 함께 통신사업자에 대한 출자지분은 여건이 형성되는 대로 매각을 추진키로 했지만 현재의 통신사업자 주주 구성방식 때문에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한국전력의 통신망 매각불가 방침에 『통신사업자들로서는 자체 통신망 구축이 절대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현재는 한전의 망을 임대하고 있지만 자체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결국 한국통신, 한국전력, 통신사업자 등이 모조리 광케이블과 가입자망 투자에 나서게 돼 중복 과잉투자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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