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직업] 컴퓨미-장성지씨

한국컴퓨터, 소프트웨어전시회(SEK98) 및 윈도우월드전시회(WWE98)가 열리고 있는 한국종합무역센터(KOEX) 3층 대서양관 재미구조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이 한 여성에게 쏠린다.

관람객들에게 인터넷 방송 「디지캣」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여성은 장성지씨(22)로 그녀의 직업은 「컴퓨미」. 컴퓨터와 도우미의 합성어인 컴퓨미는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직업임에 분명하다.

『컴퓨터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뿐만 아니라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도 잘 알아야 합니다.』

나레이터 모델에서 출발, 4년여의 도우미 경력을 갖고 있는 그녀는 이 분야에서 남다른 면모를 갖고 싶어 컴퓨터 분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현재 전문성을 갖는 도우미 분야는 정보통신과 스포츠 분야뿐인데 장씨는 정보통신 부문의 전망이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컴퓨미로 방향을 잡게 됐다. 그녀는 교육기관에서 일정기간의 교육을 받은 후 컴퓨터분야 전문 도우미로 나섰다. 전문성을 가진 도우미들이 많지 않아 희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상태. 그래서 업체들로부터 같이 일해줄 것을 요청하는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그녀는 컴퓨터부문은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빨라 이를 따라잡기 위해 공부도 게을리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일반 도우미들은 회사가 홍보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이해만으로 충분한데 반해 컴퓨미들은 기술적인 내용까지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컴퓨미들은 대부분의 전시회가 그렇듯 거의 모든 시간을 서서 관람객들의 질문에 응대해야 하는 만큼 체력소모가 크다.

더욱이 일반인의 인지도도 낮아 컴퓨미들을 단순히 「전시장의 꽃」으로 여기는 눈길도 감내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컴퓨터 부문의 전시회가 다양하지 못해 컴퓨미로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그녀는 지, 덕, 체가 합일을 이룬 직업인 컴퓨미가 자신의적성에 맞는다며 매우 만족하고 있다.

현재의 월수입은 한달에 20~25일 정도 일할 경우 같은 또래 친구들의 수입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그녀는 돈보다는 일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계속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설명한다.

『SEK 관람객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며 웃는 그녀는 이번 전시회가 자신이 가진 역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인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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