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뱅킹의 사용이 보편화함에 따라 전자화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선진국 금융계 및 정보통신업계에서는 전자화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계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은행들은 80년대 중반 「가정에서 은행과 거래를」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막대한 투자를 해 PC를 활용한 홈뱅킹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홈뱅킹의 성장기반이 형성되지 않은 때였던 만큼 이 서비스는 실패로 끝났다. 미국 은행들은 90년대 중반부터 다시 홈뱅킹서비스에 나섰고 오늘날 홈뱅킹서비스는 금융권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통화를 디지털화한 전자화폐는 홈뱅킹의 이같은 성공과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 그리고 전자상거래의 개화기라는 환경을 바탕으로 급성장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 상무국의 보고서는 오는 2005년경 미국 개인지불시스템 시장에서 40% 이상을 전자화폐가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을 정도다.
전자화폐는 금융산업이 발달한 미국, 유럽, 홍콩 등에서 대형 민간은행 주도로 시범운용중에 있다. 현재의 전자화폐는 대부분 10달러 미만의 소액결제용으로 자국 화폐에 국한해 활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동남은행이 94년 자체규격의 전자화폐를 발행한 바 있으며 현재는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한국형 전자화폐사업을 진행중이나 채산성 확보, 보안성 문제 등으로 실현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세계 전자화폐 전쟁의 핵심은 마스터카드의 몬덱스와 비자카드의 비자캐시다. 이 두 개의 전자화폐가 현재 세계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자화폐 전쟁은 유통시설 구축에, 이를 휴대하는 전자지갑 개발에, 전자화폐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승부를 거는 회사 등으로 각각 나뉘어 한창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대 IC카드 제조국에 속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자화폐 전쟁분야 중 우리는 IC카드 칩 제조기술, 운용체계(COS), 각종 애플리케이션, 단말기 등에서 모두 뒤져 있는 실정이다.
인류사회에서 처음 등장한 전자화폐 전쟁은 이제 시작단계이므로 우리도 하기에 따라서는 전략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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