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 피아니스트 임동창 7집앨범 "Meditation"

「컬트 피아니스트」 임동창이 또 한차례의 낯설음으로 팬들에게 다가선다. 실험적인 음악으로 음악계의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그가 이번에는 명상의 세계를 그린 「Meditation」이란 자신의 7집 음반을 내놓은 것.

임동창은 이번 앨범에서도 예외없이 편안함을 안겨다 주지 않는다. 「얼 다스름」 「이 뭐꼬」등 결코 익숙하지 않은 주제로 명상의 세계를 구현하려는 시도도 그렇지만 그가 소품으로 끌어 모은 것이 너무나 이색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10개의 파트로 구성된 「얼 다스름」을 통해 우리의 생활도구인 놋쇠그릇, 사기그릇, 징, 홍두깨, 다듬이 등의 소리를 들려주고, 「이 뭐꼬」에서는 소리와 연주를 통해 얼을 다스려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명상 연주만을 생각했다면 참으로 낭패감을 맛보기 십상인 연주과정이다.

예컨대 「놋쇠 술잔」파트에서는 놋쇠의 소리가 리듬을 맞춰 수분이 반복되고 「좀 더 큰 놋쇠 술잔」파트에서는 술잔의 소리가 박자에 어울려 어둠의 공간을 수차례 가르기도 한다. 인내할 수 없는 찰라일때면 한번씩 울어대는 「징소리」파트에서는 묘한 감정이 솟굿게 한다. 10개의 파트로 구성된 「얼 다스름」은 그렇게 계속된다. 마치 「평상심」을 유지할 수 없다면 자신의 음악세계를 접할 수 없다는 듯이.

「이 뭐꼬」에서는 숨소리, 풀칠하는 소리,붓칠하는 소리등의 기식음(氣息音)과 즉흥 솔로 등의 3개 파트로 얼 다스림의 과정을 마무리한다.

임동창은 스님들의 참선을 위한 방법인 數識觀의 리듬으로 명상의 세계를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집중력을 통해 일체의 잡념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현해 가는 임동창은 그 자신의 음악세계만큼 일반인에게는 정말 낯선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컬트 음악인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즉흥 연주에도 뛰어나 지난 95년 덴마크 국제예술제에서는 무려 7시간의 즉흥연주를 실연해 보여줌으로써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현대음악의 거장 「피에르 볼레즈」는 이러한 그를 침이 마르도록 극찬했다고 한다.

그의 실험적인 음악을 결집했다고 평가되는 그의 이번 7집 앨범 「Meditation」이일반인들에게 「낯설음」에서 「놀라움」으로 변하는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서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어쩌면 「놀라움」이 아니라 여전히 낯설음으로 머물 수도 있다. 「실험적인」시도가 중간 중간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와의 호흡을 맞춰 말 그대로 「명상의 세계」를 맛보았다면 그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컬트 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까닭이 그래서 있지 않겠는가.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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