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시나리오
기간통신사업자의 구조조정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계개편과 흡사하다. 정계개편은 여권이나 야권 모두 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기와 방법이라는 각론으로 들어가면 첨예한 대각구도를 이루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속셈이 다르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수도권, TK, 부산 민주계가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여권이 일부 야당의원을 개별적으로 영입, 과반수를 확보할 수도 있고 지역연합이나 합당 등의 형식으로 아예 정치판을 통째로 뒤바꿀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도 있고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각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이니시어티브를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개편을 이루려 하기 때문에 진통이 뒤따르게 된다.
업계에 떠돌아다니는 기간통신사업자 구조조정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유선과 유선의 결합, 무선과 무선의 통합, 유무선 제휴 등이 대표적이다. 원칙은 과다한 설비투자 부담에서 벗어나고 해당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당장의 결합 가능성이 가장 큰 유선과 유선의 결합 시나리오는 한국통신에 대항하기 위한 후발주자들의 대연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인식에서 비롯된다. 물론 한국통신의 시내망 분리와 맞물린 것이긴 하지만 지분관계로 얽히고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데이콤, 하나로통신, 온세통신이 어떤 형태로든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콤은 하나로통신의 대주주이고 내년에 시외전화사업에 뛰어들 온세통신은 데이콤망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3개사는 모두 적절한 제휴를 통해서만이 한국통신과의 시장에서 최소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은 아직 시설투자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설득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선분야 구조조정과 관련, 최근 등장한 최대변수는 한국전력이다. 한전은 정보통신분야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국통신망에 버금가는 전국적 케이블망인 한전망이야말로 후발주자들에는 매력적이고 실제로 한전은 이들 업체에 일정한 지분을 참여하고 있다.
만약 한전망을 하나로통신이 인수하고 특수관계인 데이콤과 결합하거나 여기에 온세통신까지 가세한다면 한국통신으로서도 만만치 않은 유선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시나리오가 시장 전체로 봐선 최상이지만 「절반의 가능성」만 인정받고 있다.
무선시장의 재편은 언뜻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같지만 실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미 5개 사업자가 엄청난 초기투자비를 집행했고 수익성은 뒤로 한 채 수종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다. 게다가 인수합병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시티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중복설비 정리에도 골치를 앓을 것이란 전망이 덧붙여진다.
결국 무선분야는 각 사업자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버티기를 시도한 후 시장에서 자연 도태되는 구조조정 방안이 유력시된다.
전문가들이 최선의 대안으로 꼽고 있는 것은 유무선 결합 시나리오다. 통신서비스 추세가 이미 역무별 사업자체제에서 벗어나 유선과 무선의 경계를 파괴하는 복합형태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기간통신사업이 고객지향형으로 변화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보통신부가 동일인 지분한도를 철폐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자금력과 의지만 있다면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유무선 결합은 한국통신계, SK텔레콤계, 기타계로 일종의 세력권을 형성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예컨대 한국통신, 한국통신프리텔이 한축을 이루고 LG그룹 지분으로 묶인 데이콤과 LG텔레콤이 그 반대편에, SK텔레콤과 여타 유선사업자들은 또 다른 축으로 정립하는 그림이다.
기간통신사업자의 구조조정은 시작됐다. 사업자가 과다하고 국가경쟁력만 약화시킨다는 인식을 업계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출발점이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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