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지난 26일 전경련회관에서 「
바람직한 교육정보화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고르게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교육정보화사업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추진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교육정보화는 내실있는 교육을 위한 수단이며 교육정보화의 추진주체인 교사와 학교장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 교육정보화사업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교육정보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등 콘텐츠분야 육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있었던 토론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이종석(교육부 교육정보화 지원과장)=교육정보화정책의 기본원칙은 자율성이다. 정보화의 추진주체인 학교에 가능한 한 모든 권한을 보장해줄 생각이다. 또한 보유시설을 가지고 교육정보화를 추진함으로써 학부모와 학교의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같은 정부의 기본원칙을 공감하고 학교측에서도 자율성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학부모들은 교육열기만큼 교육정보화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이종희(모다정보통신 사장)=하나의 틀을 가지고 이 틀에 획일적으로 짜맞춘다면 교육정보화 본연의 의미가 퇴색하리라 본다. 교육정보화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 컴퓨터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정보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에 공감한다면 학생들이 게임이나 PC통신을 통해 우선 컴퓨터에 흥미를 갖고 익숙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너무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하다 보면 학생들이 쉽게 싫증내고 수동화될 우려가 있다.
△유광원(삼성SDS 이사)=교육정보화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학교의 최고책임자인 학교장이 교육정보화에 대한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학교장이 신념을 갖고 교육정보화를 주도하면 교사는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학교장의 정보화 마인드가 부족하면 교육시설이 아무리 훌륭하고 준비된 교사들이 있어도 추진력을 가질 수 없다. 학교장의 마인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교사들의 활용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돼야 할 것이다.
△조웅(동구여상 교장)=실정에 맞지 않는 교육정책은 그동안 이뤄낸 교육정보화 성과도 공염불로 만들 수 있다. 수치나 단순통계를 통해 형식적으로 교육정보화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교육정보화는 학생 개개인의 실질적인 활용능력 배양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정부는 정부 주도로 교육정보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전체방향과 흐름만 잡아주고 나머지는 학교장과 교사, 학부모에 일임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김태중(DB진흥센터 기획관리부장)=교육정보화의 목적은 정보기술자 양성이 아니다. 정보기술을 학습에 활용하는 수준이면 족하다. 인터넷을 통해 제한된 시간에 빠르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능력 못지않게 정보가 곧 부가가치라는 소양과 의식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가르치는 교사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작동원리나 기술이론 중심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한 활용능력 배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옥화(충북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교육정보화는 근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사회구조와 제도가 교육정보화를 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떤 대안이 제시되더라도 미봉책에 불과하다. 현행 교육제도가 과열된 입시경쟁을 조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컴퓨터교육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사치다. 이런 면에서 교육정보화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교육정보화에 대한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리라 본다.
△하재구(인포메셜 컨설팅 사장)=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라면 교육정보화는 이같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교사나 강사를 위한 교육기관에 대한 평가기준이 부재하면서 자격없는 교사나 강사를 무분별하게 양상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교육정보화에 있어 콘텐츠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교육용 및 학습용 소프트웨어로 구분해 콘텐츠 개발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윤지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무처장)=체계적으로 교육정보화에 필요한 교사양성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교사연수 형식으로 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교육을 시키기보다는 단위 학교부터 이같은 교사양성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위 학교 실정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기자재 보급은 민간업자에 맡기기보다는 교육부에서 주도했으면 좋겠다. 자칫 신성한 교육의 장소가 되어야 할 학교가 업체간 이권싸움의 장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
△최두환(네오웨이브 사장)=교육정보화에서 산업체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산업체도 정보화의 한축의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미국에 있을 때 학교와 업체가 연계해 전문 엔지니어와 학생과 만남의 자리를 주선해준 기억이 있다.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이 단순히 석, 박사급 전문 엔지니어가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뿐인데 의외로 교육정보화 마인드 확산에 크게 일조했다. 국내에서도 거창한 교육정보화 프로그램을 앞세우기보다는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정인성(사회, 방송대 방송통신교육연구소 교수)=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교육정보화를 제안하고 싶다. 각 지역이나 학교 수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지역정보화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바람에서다. 또 누차 나온 얘기지만 학교장의 역할은 교육정보화사업에서 지대하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정부차원에서 준비돼야 한다.
△구원모(전자신문사 정보생활부장)=교육정보화의 핵심은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교육정보화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가서는 다소 미흡한 게 사실이다.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정말 교육정보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정부와 업체가 좀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정리=강병준기자>
IT 많이 본 뉴스
-
1
쏠리드, 작년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15%…1위와 격차 좁혀
-
2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3
“5G특화망 4.7GHz 단말 확대·이동성 제공 등 필요” 산업계 목소리
-
4
'서른살' 넥슨, 한국 대표 게임사 우뚝... 미래 30년 원동력 기른다
-
5
美 5G 가입건수 우상향…국내 장비사 수혜 기대
-
6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ICT분야 첫 조직 신설…'디지털융합촉진과'
-
7
KAIT, 통신자료 조회 일괄통지 시스템 구축 완료…보안체계 강화
-
8
[이슈플러스]블랙아웃 급한 불 껐지만…방송규제 개혁 '발등에 불'
-
9
SKT, SK컴즈 등 3개 계열사 삼구아이앤씨에 매각
-
10
티빙-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새해 3월 종료…“50% 할인 굿바이 이벤트”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