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벤처기업 제1호. 현재 실리콘밸리 매출액 제1위. 지난 39년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라는 두 창업자에 의해 설립된 휴렛패커드(HP)는 반세기가 넘는 기업 역사속에 실리콘밸리의 살아있는 전설적인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세계 1백20여개국에 6백여개의 사무망을 갖추고 있는 HP는 컴퓨터를 비롯한 주변기기, 전자측정 및 계측장비 등 2만5천여종에 달하는 첨단 정보통신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인 포천지가 실시한 기업신뢰도 조사에서 컴퓨터부문 최우수업체 1위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미국 HP 본사의 이같은 화려한 전통을 이어받아 한국내 현지법인인 한국HP도 지난해 8천9백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진출한 정보통신 분야 외국계 투자기업 가운데 매출랭킹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정규직원만 1천1백33명. 지난 84년 미국 HP와 삼성전자가 각각 55대45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된 한국HP는 현재 1백61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하면서 연평균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정보기술(IT)업계의 대표적인 업체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한국HP는 국내 진출한 외국업체로는 보기 드물게 자체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이 공장에서는 자체 연구개발한 10여개종의 전원공급기(Power Supply)와 전원공급기 어셈블리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세계에 연간 1만 8천여대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계측장비에 장착되는 모듈을 각 제품의 특성에 맞게 개발, 생산해 본사 수요의 약 75%를 충족시키는 등 한국 계측기산업의 세계화에 일조하고 있다. 또 무선통신 기지국용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수신기를 지난해 5월부터 생산,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는 기지국 장비를 검사하는 계측장비(CDMA)의 소프트웨어를 미국 본사로부터 기술이전받아 개발중에 있다. 그동안 수출에 심혈을 기울여 온 한국HP는 지난해 국제구매본부를 통해 총 11억달러 상당을 수출해 국내 전자산업 활성화에 촉매역할을 하기도 했다. 수출품목은 PC 모니터,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D램 및 마스크 롬(Mask Rom) 등 반도체와 PCB, CD롬,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의 대용량 저장장치 등 다양하다. 이같은 제품을 국내시장에서 구매한 후 전세계 HP 공장으로 수출하는 작업을 진행해 온 결과 93년에는 정부로부터 「1억달러 수출 탑」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IMF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수출증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본사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받아 올 한해 동안 한국에 약 2억5천만달러의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미국 본사의 루 플랫 회장이 방한, 한국에 대한 투자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한국HP가 투자할 용도는 사옥구입에 8천만∼1억달러, 리스사 설립 자본금 2천만달러, 자체 운영자금 1억달러, 국내 벤처기업 투자 및 공장확장 등이다.
이로써 한국HP는 세계굴지의 정보통신업체 가운데 한국에 투자하는 최초의 기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HP는 마이크로웨이브 등을 포함하는 정보통신분야 관련기술의 저변확대 및 인력양성이라는 취지하에 「정보통신분야 우수 교육기관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에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 광운대, 한양대 등에 1백90억원 규모의 계측기 소프트웨어인 「HP Eesof EDA Tools」를 기증했다. 이같은 한국HP의 교육기관 지원사업은 국내 전자통신산업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된다는 측면에서 학계뿐만 아니라 우수인력 확보 및 사내인력 재교육을 원하는 산업계로부터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HP는 정부가 추진한 북한주민돕기 대북지원에도 외국투자 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기업차원에서 동참한 데 이어 최근 범국가적인 나라사랑 금모아 수출하기에도 외국투자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불우이웃돕기,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장비기증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꾸준한 기여를 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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