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카디날

IMF 이후 가장 큰 「애국」이라면 아마 수출을 많이 해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4월 미국 컴덱스에서 PC와 액정모니터를 출품, 컴덱스 월드베스트 넘버원(컴덱스 최고의 인기상품)으로 선정돼 올해 1억달러 상당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카디날(대표 최희식)을 굳이 애국기업으로 거론해도 무리는 아니다.

이번 컴덱스쇼에 처음으로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국내외 경쟁업체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의 눈길을 멈추게 한 카디날의 컴퓨터와 액정모니터는 기능과 디자인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가격경쟁력을 갖춰 미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유럽 등 10여개국의 1천2백여개 유통, 컴퓨터제조업체로부터 상담이 쇄도하고 있다.

카디날은 컴덱스 현장에서 미국의 컴퓨터제조업체인 SONIKA사로부터 월 1만대의 생산주문을 받는 등 1억달러 규모의 상담문의가 들어오고 전시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관람객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카디날은 지난해 9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된 벤처기업. 이 회사가 개발한 액정모니터는 두께가 60㎜로 공간이용률이 높고 LG전자의 고품질 15.1인치 액정을 채용, 선명함을 자랑한다. 특히 이 제품은 와이드(광폭)형으로 디자인돼 일반 17인치 모니터보다 더 큰 느낌을 주는가 하면 전력소비량이 일반 모니터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최근 통신의 기능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영상회의를 가능케 하는 CCD카메라와 오디오시스템을 내장하고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지원, 일반 TV방송은 물론 비디오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컴덱스 출품시 참관객들이 LCD모니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일본 선두업체보다 30% 이상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한발 앞선 기능과 성능을 갖춘 것으로 입을 모아 평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에서 개발한 PC는 원칩 프로세서 개념을 도입해 제품의 크기를 기존 제품의 절반 정도로 축소했고 전력소모도 60∼70% 가량 낮췄다는 게 특징이다.

카디날의 컴퓨터는 원칩 프로세서를 지향함으로써 제조원가를 대폭 낮춰 일반 동일기능의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1백만원 이하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본금이 1억원에 불과하고 설립한 지 1년도 채 안된 회사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 선진기업보다 한달 앞서 카메라 부착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희식 사장의 컴퓨터 관련제품 개발 노하우와 뛰어난 마케팅 감각 때문이라는 게 주위의 평이다.

최 사장은 20년 이상 컴퓨터 개발 및 판매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읽을 줄 아는 안목으로 신제품 개발에 접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새로운 개념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또 사장을 포함한 10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인 5명이 연구, 개발을 분담하고 있는 카디날은 최근 영상회의 등 통신기능을 완벽히 지원하는 2차 제품 개발에 들어가 세계시장을 지속적으로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 초 특허(실용신안, 의장등록)를 신청해 놓고 있는 카디날은 기존 제품을 김포공장에서 월 1천대씩 생산, 오는 9월부터 선적해 올해 매출이 2백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카디날이 출시한 제품의 경우 대부분 자체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자체 브랜드로 수출할 계획이어서 어려운 시국에 외화벌이는 물론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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