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기(삐삐) 생산업체들간 민사, 형사 소송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광역삐삐 특허시비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 2월 텔슨전자가 어필텔레콤(구 엠아이텔)을 비롯, 10개사를 대상으로 민, 형사상 손해배상 청구 및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최근 추가로 4개사를 더 형사기소할 방침임에 따라 삐삐 제조업체 사이에 광역삐삐 특허 논쟁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 2월 형사기소된 도원텔레콤이 이달 중순들어 무혐의로 형사상 불기소 처리됨에 따라 특허분쟁의 향후 전개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삐삐 제조업체들 사이에 전개되고 있는 광역삐삐 특허관련 법정분쟁이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2월. 당시 텔슨전자가 다른 광역삐삐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에 대한 중지를 요청하며 경고장을 발송하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타 제조사들이 텔슨측의 주장에 대해 특허논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공동 맞대응 태세를 보임에 따라 광역삐삐 특허논쟁은 민사 및 형사상 법정싸움으로까지 얽혀들었다.
이에 따라 광역삐삐 주요 제조사인 어필텔레콤을 비롯 팬택, 와이드텔레콤, 해태전자, 스탠더드텔레콤, 공성정보통신, 도원텔레콤, 델타콤, 건인텔레콤, 신호전자통신 등 10개사 대표들이 차례로 경찰 및 검찰 출두조사를 받는 등 삐삐업계는 광역특허 문제로 몸살을 앓게 됐다.
하지만 최근 도원텔레콤이 경찰과 검찰로부터 불기소처분됨에 따라 특허논쟁은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역삐삐 특허 도용에 대해 무혐의로 처리돼 현재 관계자의 구두통보를 받은 상태며 조만간 문서도 발송받을 예정이다.
텔슨전자와의 특허논쟁에 도화선이 되었던 어필텔레콤 또한 1차 경찰조사에서 무혐의처리된 후 현재 검찰조사 단계이며 자사 광역삐삐에 대한 특허도 최종 취득을 앞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소대상 업체들 사이에 이처럼 전환조짐이 이는 것과 달리 텔슨전자측의 반응은 완강하다. 지금까지 민, 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업체들 이외에 4개사를 추가로 더 기소, 광역삐삐에 대한 법적처리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대결구도가 이처럼 팽팽히 전개됨에 따라 삐삐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특허문제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삐삐 제조업체 전반에 위기감이 맴도는 가운데 특허문제로 인한 출혈이 피차 심하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현재 특허분쟁에 얽혀있는 삐삐 제조업체들은 지난 15일부터 민사 및 형사와 관련, 차례로 소 처리절차를 밟고 있다. 6월부터는 법원에 출두, 판결을 위한 재판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만일 텔슨전자가 승소하면 상대편 업체들로부터 광역삐삐 판매량에 대한 3∼5%의 이익금을 특허료로 지불받게 되며 상대편이 승소할 경우 텔슨측도 엄청난 재산상 피해가 예고되고 있다. 광역삐삐 제조업체간 물고물리는 치열한 특허분쟁이 앞으로는 또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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