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수원유선, 중계유선 선로 설치 이면계약 체결

한전이 지난 95년2월에 중계유선사업자인 수원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전송선로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이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한전이 성남네트워크를 상대로 제기한 유선방송시설 취거소송과정에서 성남네트워크측이 한전과 수원유선방송간의 계약 내용을 변론자료로 공개하면서 확인됐다.

그동안 중계유선방송업계에선 한전이 1차 종합유선방송국(SO)지역의 전송망 사업자인 한국통신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1차 SO에 지분 참여한 몇몇 중계유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중계유선방송전송선로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이면계약을 체결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95년2월 당시 한전 경기 지사장인 황진득씨와 수원유선방송 대표인 나광덕씨가 체결한 이 계약서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을 위한 한국전력의 전송망중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원할 경우 광케이블(ONU포함) 및 동축케이블의 탭오프 구간까지 중계유선방송을 우선 수용하되 종합유선방송이 원하지 않을 경우 선로를 별도로 설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수원유선방송에서 한전의 전주에 설치한 중계유선방송선로는 한전에서 임의로 철거하지 않는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또한 「중계유선방송 이전시 전송선로의 루트변경 이전공사를 지원하고 중계유선방송에 제공된 선로망을 임의변경 또는 계약 취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 계약서는 전송선로의 설치 및 유지보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한전이 전송선로의 고장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며 수원유선방송 또는 수신자로부터 고장신고를 접수했을 경우 최단시간내에 복구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이와함께 한전과 수원유선방송측은 상호 협조가 필요한 사항을 협의하기 위해 업무협의회를 설치하며 양측이 영업과 관련된 일체의 내용에 대해 기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한전과 수원유선방송간에 체결된 계약서 내용이 공개됨에따라 현재 한전측이 전국 각 지역의 중계유선사업자를 대상으로 요구하고 있는 한전주의 유선방송시설 철거 요구의 명분이 상당부분 약화될 것으로 보여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된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