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정보사회에 대비한 통계행정

金龍奎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미국 상무성이 발표한 「떠오르는 디지털 경제」에 의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에서 정보통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96년 기준 7.5%에 이르며 경제성장 기여도는 16%에 달한다고 한다. 통신, 방송, 정보통신기기, 소프트웨어 등을 정보통신산업이라 정의했을 때 정보통신산업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년에 8.8%에 달하며 경제성장 기여도는 1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5.2%에 지나지 않음을 감안할 때, 정보통신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이러한 통계는 국가가 어떠한 산업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한 1차적인 자료로서 그 유용성을 지닌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수치를 도출하기 위한 기초통계는 과연 제대로 돼 있는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통계수집체계에 대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산업통계에 무게둬야 첫째 통계의 우선순위는 산업통계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통계조사국(Bureau of Census)을 상무성 산하에 두어 산업별 서베이를 통해 상세한 경제통계를 제공한다. 따라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산업연구를 하는데 대부분 이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산업별 세분류를 통계청에서 취합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분류항목이 불충분한 경우가 많아 여러 기관의 통계를 혼합해 사용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산출액 관련 통계는 통계청 및 제반 협회, 부가가치율은 통계청 및 한국은행 등의 자료를 종합해야 수치를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통계청의 통계업무 우선순위는 고전적인 인구조사 및 분석, 사회통계 작성, 외국통계 수록 등의 작업보다는 세부적인 산업통계의 수집 및 공개에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둘째 통계수집 노력이 산출액 규모에 비례하고 있지 못하다.

일찍이 90년대 초 미국에서는 자국의 통계가 농업, 제조업, 광업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음을 인식하고 총산출의 비중에 따라 서비스 부문의 통계수집 노력을 확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을 광업과 방송업의 통계를 들어 비교해 보자. 95년 기준 생산액이 2조원에 못미치는 광업은 광공업 통계조사 보고서에 수록돼 세세분류 17개 항목에 대한 상세한 통계수집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생산액이 2조원이 넘으며 21세기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방송산업은 오직 1개 항목에 대한 통계수집이 되고 있다. 즉 통계청이 97년 말 발간한 「도소매업 및 서비스업 통계조사 보고서」에는 「9213. 방송업」이라는 세분류 단위의 통계만이 나와 있고 그 이하 세세분류의 통계는 없다. 이같은 예는 많이 들 수 있는데, 이는 통계청이 산업의 경제적 비중에 따라 통계수집 노력을 변화시키지 않은 결과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통신서비스 서베이」를 통해 방송서비스를 라디오, TV, 케이블TV 등으로 나누어 연간 수입과 비용을 총 30항목 정도로 세분해 조사, 발표하고 있다. 따라서 TV 및 케이블TV 산업의 재무구조에 대한 시계열적 분석이 가능하다.

총 산출액 고려해 조사 향후 우리도 표준산업 분류의 계위에 따라 일률적으로 똑같이 통계를 수집할 것이 아니라 필요시 중요한 산업은 하위계위까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셋째 정보사회에 합당한 무역통계 수집체계가 필요하다.

현재 상품의 무역통계는 주로 관세업무와 관련해 수집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인 전자상거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등은 인터넷을 통한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전의 방식으로 상품의 교역규모를 측정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전자상거래 시대에 대비한 무역통계 수집방안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는 비단 무역뿐만 아니라 국내의 재화 유통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하겠다.

미래지향적 분류 시급 넷째 미래지향적인 통계분류체계가 필요하다.

미국은 지난 93년부터 약 3년간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21세기에 대비한 산업분류를 연구한 끝에 북미표준산업분류(NAICS)를 97년부터 발효시켰으며, 이에 따른 산업통계수집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특이할 만한 것은 「정보산업」이라는 범주를 만들어 여기에 정보의 생산 및 유통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소속시킨 것이다. 즉 출판, 음반, 영화, 패키지SW 등의 정보생산산업과 통신, 방송, 정보서비스 등의 정보유통산업을 모두 여기에 포함시키고 세부적인 통계수집을 하고 있으며, 과거의 통계 또한 새로운 분류체계에 따라 재작성하는 계획마저 가지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산업의 선두에 선 미국이 동 산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또한 이러한 추세를 예의 주시하고 정보통신산업과 관련된 산업의 분류체계를 보다 세분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는 국가 차원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21세기 정보지식사회가 중요하다고 누구나 역설하고 있는 이때에 정부는 우리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러한 부문의 통계가 더욱 상세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95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총산출액 중에서 제조업 대 서비스업의 비율은 48대34로서 제조업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용 측면의 비율은 24대53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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