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월드 상품 핫 hot&cool 쿨 (16);가정용PC "i맥"

애플컴퓨터, 가정용PC "i맥"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지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쿠퍼티노에 자리한 애플 컴퓨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불과 1,2년전만 하더라도 만성적자에 판매부진,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야 했던 이 회사가 이제 추락을 멈추고 힘찬 재기의 날개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98회계년도(97년 10월∼98년 9월)들어 1,2분기 연속으로 기록한 흑자도 그렇거니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유율과 현재 임시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회장의 강력한 지도력으로 애플의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고조돼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지난 6일 발표한 가정용 컴퓨터 「i맥」은 애플이 과거 매킨토시의 명성을 되찾겠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i맥은 G3 파워 매킨토시와 G3노트북에 이어 스티브 잡스가 다시 애플의 사령탑을 맡은 후 개발한 3번째 야심작이다.

인터넷세대를 겨냥해 이름도 「인터넷 매킨토시」의 준말인 「i맥」으로 붙여진 이 제품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젊은 세대를 주 수요층으로 하고 있는 만큼 혁신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인터넷 접속 등 매킨토시 최대장점인 사용의 간편성(easy of use)이 극대화돼 있다는 점이다. 또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무엇보다 일반인의 수요를 촉진시킬 만하다.

먼저 외양을 보자. 본체모니터 일체형인 i맥은 흰색과 청록색이 배합된 반투명케이스로 속이 모두 들여다 보이는 디자인을 택했다는 점에서 기존 제품과 크게 다르다. 즉 요즘 나오는 컴퓨터제품보다 초창기 매킨토시모델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슬림형키보드나 타원형이 아닌 동그란 원모양의 마우스가 이용자들에게 친화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제품구성면에서는 2백33MHz 파워PC750 3세대(G3)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5백12K의 L2캐시 메모리,32M SD램,4GB HDD,24배속 CD롬 드라이브,서라운드 스피커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15인치 모니터를 탑재했다.대신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나 시리얼 포트등이 이 제품에는 없고 시스템 내부에서 메모리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중 파워PC750 G3는 인텔의 펜티엄II보다 처리속도가 2배가까이 빠른 애플의 주력무기로 G3 매킨토시 선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통신과 관련해선 33.6K 소프트웨어 모뎀과 10/100베이스T 이더넷카드,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4.0버전을 내장,완벽한 인터넷환경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또 매킨토시 제품중에는 처음2개의 유니버설 시리얼 버스(USB)를 지원함으로써 인텔PC용 주변기기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여기에 디지털 카메라나 개인휴대단말기(PDA)등과의 통신을 위해 4Mbps 원적외선 포트가 내장돼 있다.

그리고 가격은 1천2백99달러로 애플이 내놓은 파워맥 신제품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이처럼 애플이 비장의 무기로 심혈을 기울여 i맥을 만든 만큼 제품 발표회장에서 참석자들 앞에 선 스티브 잡스회장의 표정도 그 어느때보다 자신만만했다. 이 자리에서 스티브잡스는 『i맥은 사용자가 가장 원하는 것,즉 인터넷의 흥미와 매킨토시의 간편함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제품』이라며 지난해 8월 이미 디자인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 i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발표 다음날 주식시장에서도 애플의 주가는 30달러가 넘어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덕분에 회사의 시장가치도 잡스가 지난해 8월 회장직을 인수했을 때의 18억달러에서 10개월만에 40억달러로 껑충 뛰어 올랐다.

동시에 이번 신제품을 보는 시장분석가들의 시선도 사뭇 다르다.

시장조사기관인 기가 인포메이션의 한 분석가는 『이번 애플의 발표가 윈텔고객을 빼앗아 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애플기반의 약화행진은 중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등을 돌렸던 맥 애호가들을 다시 불러 들일 수 있는 호재로 평가했다.

애플 또한 구체적인 양산계획이나 출하량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상당히 많은 수요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충분한 공급을 통해 점유율 반등의 주력병기로 삼을 방침이다.

애플은 i맥 발표를 필두로 조만간 1천달러미만 가정용 매킨토시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그동안의 독불장군식 고자세를 버리고 좀더 눈높이를 낮춰 일반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몸짓인 것이다.

<구현지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