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지난 28일 전경련회관에서 "컴퓨터 교과목을 대학입시에 반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정부를 비롯한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이 고르게 참석한 이번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정보사회를 앞당기고 정보화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서 컴퓨터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총론에 모두 공감했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한 각론에서는 다소 이견을 보였으며 이는 앞으로 정부.산업계.학계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실제 컴퓨터 활용능력이나 정보화 마인드면에 있어서는 가르치는 교사보다도 학생이 더욱 뛰어나다며 이를 고려한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있었던 토론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최양희(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컴퓨터교육은 두가지 방향으로 분리, 진행해야 한다. 컴퓨터를 전공할 전문가를 위한 교육과 순수하게 활용에 만족하는 사람을 위한 교육이 그것이다. 특히 컴퓨터기술 발전을 고려할 때 교과과정 개발에 어려움이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 교육기관의 정보화, 컴퓨터 활용수업 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실질적인 교육정보화가 가능할 것이다.
▲최두환(한창그룹 정보통신 총괄 부사장)=컴퓨터교육은 단순한 기능을 익히기보다는 활용능력과 창조성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한다. 학생들이 컴퓨터에 재미를 느낄 때 교육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배우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그 활용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교과과정 및 검증시험이 마련돼야 한다.
▲이태욱(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컴퓨터교육이 시험을 위한 교육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컴퓨터교육을 통해 정보화에 필요한 기본지식을 습득하고 문제 해결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컴퓨터 교과과정을 대학 입학시험에 포함시키는 문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컴퓨터교육 활성화가 전국민의 컴퓨터 활용 마인드 확산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순근(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책임연구원)=컴퓨터교육이 암기위주가 돼서는 안된다. 철저하게 실습위주로 이뤄져야 하며 창의성을 배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부 주도로 컴퓨터교육이 진행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가 주도하고 정부와 산업계는 이를 지원하는 쪽이 올바를 것이다.
▲이옥화(충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사회)=컴퓨터교육 활성화라는 원론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학계, 업계에서 활발한 토론이 우선됐으면 한다. 자칫 잘못하면 수단이 목적을 오도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검증작업이 먼저 이뤄졌으면 한다.
▲서진구(미디어밸리 사장)=컴퓨터교육은 정보시대를 이끌어가는 우수한 산업인력 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활성화돼야 한다. 실제 학교에서 배운 컴퓨터교육이 산업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우수한 인력은 정보화의 경쟁력일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허진호(아이네트 사장)=컴퓨터교육이 바로 정보화라는 논리에는 무리가 있다. 컴퓨터교육은 정보화를 이루기 위한 충분조건일 따름이다. 컴퓨터교육을 대학입시에 반영하는 문제도 이런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컴퓨터 활용능력을 위한 교육이 영어단어를 하나 더 익히는 단순한 기능위주의 교육이 되지 않아야 한다.
▲천세영(충남대 교육학과 교수)=입시는 철저하게 시험위주다. 하지만 컴퓨터 교과과정은 이론보다는 활용능력이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현행 입시에서는 이를 평가하기가 힘들다. 자칫 잘못하면 득보다는 폐해가 클 우려마저 있다.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인성(방송대 방송통신교육연구소 교수)=컴퓨터교육은 논리적 사고를 기르고 자기 주도의 학습능력을 배양할 수 있으며 정보사회를 위한 기초적인 능력을 갖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컴퓨터교육이 국가적인 시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체계적인 교과과정을 통해 컴퓨터교육이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우선은 정부가 이를 주도하고 멀티미디어교실은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배명진(숭실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컴퓨터와 영어는 정보화, 국제화 사회의 필수요건이다. 이를 위해 컴퓨터 교과목을 대학입시에 채택하는 방안은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검증하는 방법이다. 현행 입시제도와 같은 방법이라면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다. 이론보다는 활용능력을 익힐 수 있는 검증방법이 제시돼야 한다. 이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
▲김원식(정보통신부 산업지원과장)=교육정보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주변여건 개선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컴퓨터교육을 할 수 있는 기본시설이 마련된다면 이후에 추진하는 문제는 지엽적이라는 생각이다. 우선 각 학교를 중심으로 멀티미디어교실이 갖춰지고 이를 전담할 수 있는 우수한 교사가 준비돼야 한다. 특히 컴퓨터교육을 활성화기 위해서 별도 과목으로 이를 채택하는 부분도 생각해볼 수 있다.
▲양유석(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컴퓨터 교과목을 대학입시에 넣는 문제는 하나의 방법론이다. 교육정보화라는 큰 틀에서 이를 추진하는 하나의 실천방안에 불과하다. 마치 컴퓨터교육이 교육정보화의 목적인 것처럼 이해돼서는 안된다.
<정리=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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