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협회의 정상화방안은 없는 것인가.」
지난해 2월 정보통신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발,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한국인터넷협회(KIRA)가 파행운영을 거듭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인터넷협회는 인터넷분야에서 국내 대표기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30여개의 업체, 기관이 모여 결성한 단체.
한국인터넷협회가 설립 당시 국내 정보통신업계로부터 주목받았던 것은 정보통신의 총아로 떠오르는 인터넷을 발전시키고 국내의 인터넷 관련 기업, 조직을 총괄, 조정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대표기관의 역할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국내 정보통신업계는 특히 한국인터넷협회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웹호스팅사업자(WSP), 전자상거래사업자들의교류, 협력과 일관성있는 사업추진을 유도, 범국가 차원의 인터넷 고도화를 이룰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염원과는 달리 한국인터넷협회는 지난해 중반부터 삐그덕거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설립 1년2개월만에 회장직무대행체제라는 비정상적인 조직운영에 들어갔다.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LGEDS 김범수 사장이 지난 3월말 회장직을 사퇴, 한국인터넷협회가 「선장없는 배」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한국인터넷협회가 이같은 파행적인 운영체제에 돌입한 것은 협회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협회는 그 성격상 회원들이 꾸준히 협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정부분 혜택을 주고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협회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터넷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인터넷협회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단지 몇몇 인사들의 이름을 빛내는 단체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반 이후 회원사들의 회비납부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국인터넷협회는 결국 유명무실한 단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에 이르렀다.
지난 24일 한국인터넷협회는 그 위상을 설립초기로 되돌리기 위해 전길남 회장직무대행 주재로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와 임시총회는 한국인터넷협회를 되살리는 데 역부족이었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평이다.
협회를 정상운영하기 위한 대책에 대해 회원사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안」이라고 반발함으로써 한국인터넷협회는 다시 안개속으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번 이사회와 임시총회는 회장사퇴후 한국인터넷협회 재건을 위해 결성된 태스크포스팀이 긴급의안으로 내놓은 정관개정및 임원임면권에 대해 동의를 구하는 자리였다.
정관개정안의 골자는 한국인터넷협회의 영문명칭을 기존 Korea Internet Association(KRIA)에서 Internet Forum of Korea(iforum)로 변경하는 것과 이사장제도를 두자는 것.
명칭변경의 경우 총회에 참석한 회원사 대부분이 『명칭을 바꿀 경우 협회의 성격이 애매모호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했으며 이사장제도는 『회장 주도의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결국 이사회와 임시총회는 회비를 IMF시대에 맞게 인하한다는 내용만을 가결하고 종료됐다.
이번 회의와 관련해 참석자들은 『현재 한국인터넷협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조직과 제도의 변경보다는 강력한 리더십과의욕을 가진 회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회장직무대행체제는 이달말이면 끝나게 된다. 한국인터넷협회가 인터넷 사업체들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국내 인터넷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우선조건은 「회장」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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