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희(閔元熙) 우림전자 사장
요즘 우리는 수출총력체제 구축에 국가의 사활을 걸고 있다. 철강, 자동차,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부터 의류, 신발 등 비주력 제품, 그리고 그동안 등한시해 왔던 재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뭐든 외화획득에 기여할 수 있으면 모두 수출에 총동원하고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수출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고 주 생산제품도 수출전략상품으로 바꾸는 등 전사적으로 수출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우리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세계시장에서 한국제품을 겨냥해 저가 물량공세를 펼쳐 오던 외국제품들이 최근 가격경쟁력을 잃고 품질도 떨어지면서 점차 그 거래처들이 우리 쪽으로 되돌아오는 추세라 이같은 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 발빠르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입지를 확산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한번이라도 접촉했던 해외바이어들을 총동원하고 각종 박람회, 수출관련 행사, 인터넷 등 갖가지 수단을 이용하고 있으며 수출전략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수출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뼈저린 경험을 통해 더욱 잘 알고 있다.
기업에 관한 신뢰도가 미약한 데다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도 낮고 자금력과 정보력이 늦은 중소기업으로서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겨누어 수출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중소기업이 수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디어가 빛나는 수출전략상품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영역과는 또다른 수출 틈새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품력도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수출할 수는 없다. 그것은 당사자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손해를 끼치는 행위일 뿐이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는 제품, 이것이 첫번째 과제다.
두번째로는 현지 정보에 빨라야 한다. 현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지인들의 요구에 맞게 수출제품을 변형시킬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이같은 정보력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처럼 현지 법인이나 해외정보망이 잘 확충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을 확대하기란 사막에서 냉수 찾기나 다름없다. 최근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바이어뿐만 아니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현지 공관이나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세번째로는 중소기업의 수출제품도 독자적인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자체 브랜드가 있어야만 그 지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제품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현지 정서에 맞는 브랜드를 마련,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강력한 수출드라이브를 걸기에 부족하다. 수출을 위한 각종 금융제도의 개선 및 법제 개편,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 수출환어음의 할인에서부터 신용장 개설, 각종 관련 법제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수출관련 제도들은 수출기업을 돕기보다는 행정당국이나 금융기관의 편의 위주로 마련돼 있어 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실정이다. 절차도 복잡하고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한다.
하루빨리 이런 점들이 개선되고 기업의 노력을 근간으로 금융기관 협조와 행정당국의 지원이 조화롭게 이뤄져 수출강대국으로 나설 수만 있다면 지금의 외환위기도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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