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연구원 정선종 원장
정선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신임원장은 7척에 가까운 큰 키로도 유명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솔직담백한 성격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성격 탓에 다소 껄끄러운 문제인 연구원 조직개편에 대한 답변마저 너무도 분명하다. 『조직개편은 형태의 개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경쟁력 제고가 우선입니다. 이번 조직개편의 요점은 연구원들의 연구개발 능력을 어떤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가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향후 ETRI의 조직개편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조직개편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돼야 할 것입니다.』
정 원장이 말하는 경쟁력 제고의 원칙은 연구원 내부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하고 연구원 개개인의 자질향상을 통한 체질개선을 의미한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시도되는 연구인력 감축, 조직개편 등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연구소 조직개편 방향은 기존 이미 알려진 이동통신연구단과 위성통신연구단을 통합한 전파방송연구소, 교환시스템연구단과 통신시스템연구단을 합친 통신망연구소, 시스템공학연구소와 컴퓨터연구단을 통합한 정보기술연구소, 반도체단을 개편한 통신부품연구소 등 4개 연구소로 이뤄지는 것이 유력합니다. 물론 이 보다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은 연구환경을 고려한 연구원 주도의 조직개편안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ETRI 조직개편은 현재 새정부가 의도하고 있는 유사연구기능 통폐합방침에 따라 4개의 부설 연구소와 기타 기획실, 정보기술단, 기초연구부, 기술경제연구부 등 각종 지원부서가 원장 직속으로 남아있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획실의 경우에는 상품화, 마케팅, 홍보, 광고 등을 총괄하게 돼 IMF체제 극복을 위한 비지니스 기구로 정보통신중소기업 기술진흥본부는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과 맞물려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은 물론 수요조사까지 담당하는 창구로 활용될 계획이다.
정원장은 ETRI 현주소에 대해 『그간 연구형태는 정보통신부의 독점적 지위보장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해 정부에 납품하는 「관납」형태였다』고 평가하고 『정보통신부와 대기업은 물론 외교통상부, 국방부, 교육부 등 타부처와 국내 벤처기업, 해외기업 등으로 눈을 돌려 연구개발부문을 다원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ETRI의 연구개발부문은 각각 절반 정도씩 기반기술연구분야와 응용연구분야로 투자해야 합니다. 응용연구분야는 현재의 경제불황 타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에로, 기초연구분야는 IMF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원천기술 확보차원에서 진행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ETRI의 2000년대의 새로운 비전은 상품화기술과 미래기반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정보통신, 전기전자 전문연구소를 지향할 전망이다.
특히 정 원장은 2000년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먼저 철저한 기술수요 조사 및 예측이 이뤄져야 한다며 IMT 2000, 0.1㎛ 반도체 기술개발, 고주파용 ASIC 개발 등이 주력연구개발 품목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대전=김상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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