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鍾奭 교육부 교육정보화지원과장
1922년 에디슨은 활동사진을 실용화하면서 이 기기가 교육에 이용된다면 상당부분 교과서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작년 초 「21세기로 가는 다리」라는 제목의 취임연설에서 오는 2000년까지 모든 학교가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컴퓨터가 교실의 칠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교육정보화에 현재보다 2배나 많은 교육비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미래학자 드루커는 미래의 세계는 정보통신 기술이 보편화하기 때문에 2030년 정도가 되면 모든 대학이 없어지고 가상교육(Virtual Education)이 현재의 교육모습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처럼 교육형태의 변화를 예상하는 주장은 수백 년 전부터 줄곧 이어져 왔다. 그러므로 그것은 증명된 명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과정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학교와 교육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예컨대 활동사진이나 라디오가 교과서나 칠판을 대체하지 못했던 것과 같이 컴퓨터나 통신미디어가 교과서나 칠판을 대체할 수 없다면 인류문명의 발전단계에서 다시 한번 허망한 낭비와 혼란이 초래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교육부문으로 하여금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컴퓨터를 학습하여 활용할 줄 모르면 이제는 잉여인간 취급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정보화가 생존의 필수요건인 세상이 되었으니 세계 각국은 교육정보화에 모든 국력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정보 인프라 구축이라 하여 나라마다 하드웨어와 콘텐츠 개발에 적게는 수억 달러에서 많게는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사실은 교육정보화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화의 결정적 성패는 물리적 기반 구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달려 있다. 아무리 기반이 훌륭히 조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정보화의 성공은 바로 그 환경과 조직에서 생활하는 사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때 사람이란 학교에서는 교장과 교사를 말하는 것으로 교장과 교사의 의지와 열성이 교육정보화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의 정보화 단위는 학교의 교실과 실습실에서 이루어지고 교장은 환경을 조성하고 교사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나 민간이 지원해 주는 첨단 기자재를 확보하고 있다고 해서 교육정보화를 위한 준비가 갖추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것은 바로 이러한 근거다.
교육정보화를 위한 초석은 학교에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비전을 같이 하고 책임감을 함께 느낄 때 힘이 나온다. 또 학교 조직내의 교육정보문화는 지도자의 역할에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 즉 교육정보화를 이끌 수 있는 교장의 리더십은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행동을 요청하고 있다.
교사 역시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 이용해서 학생을 지도하고 학생들 역시 새로운 도구로 학습할 때 바로 교육정보화는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는 교육이나 학생이 컴퓨터로 세계에 연결되는 것과 함께 미래에 연결된다는 뜻을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교사의 교수방식, 학습자의 자율과 책임 그리고 창의적 태도는 교장의 교육정보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함께 교육정보화의 대전제가 된다.
이제 교육정보화의 궤도를 힘차게 달릴 때다. 갓 쓰고 자전거 타는 교육정보화의 모습을 과감히 수정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학교에 따라 교육정보화를 접하는 환경에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모자라고 넘치는 부분은 우리 모두의 의지와 열성으로 극복해 미래로 도약하는 변화를 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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