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정보통신부에 입성한 「탱크박사」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3일로 취임 한달을 맞는 배순훈 정보통신부장관은 그야말로 눈 코 뜰새 없이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특유의 경영 및 소비자 마인드를 관료사회에 접목시키는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배 장관은 지난달 5일 프랑스 파리에서 돌아오자마자 청와대에 올라가 임명장을 받고 곧바로 본부 업무보고 청취에 돌입했다.
사흘간 밤낮 없이 계속된 본부 보고에 이어 서울체신청을 비롯해 각 지방체신청 연구기관 등을 순시, 업무현황을 파악했다. 물론 지방순시 일정은 당일치기로 해치웠다. 중간에는 국회에 출석, 정통부 주요업무 및 예산 제안내역 보고가 이어졌고 보스니아 내무통신부장관, 프랑스 예산장관, 앨빈 토플러 박사 등 외빈 접견에 이르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이와 함께 올해 정통부 업무계획을 확정하고 대통령 보고 준비에도 한치의 소홀함 없이 대처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장관은 속전속결식 업무파악과 동시에 자신의 경영마인드를 정통부 공무원들에게 직접 전파하는 개혁 전도사 역할까지 맡았다.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맞아 공무원들도 이제는 「의식혁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배 장관은 아예 「장관과의 대화의 장」을 마련, 그룹별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그는 『공무원들도 세계적 안목을 넓히고 자기계발에 전력, 자기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일등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민간에서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던 「존경받는 사람」 「보람있는 직장」 「같이사는 사회」의 정신이 공무원 사회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한달 동안 배 장관이 보여준 정책 방향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관료주의의 타성을 깨라는 것이고 둘째는 시장경쟁 원칙에 따른다 이며 마지막은 고객위주 행정서비스 제공이다.
이같은 기조는 기존 관료출신 장관들도 흔히 부르짖는 것이지만 배장관이 민간경영인 출신이란 점에서 체험에서 우러나온 강력한 실천의지를 동반, 한층 무게가 실린 것이다. 특히 부실덩어리로 전락한 일부 통신서비스업계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했던 정책 방향에 대해 「시장경쟁 원리로 해결하겠다」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 화제와 주목을 동시에 받고 있다.
MIT박사에 MIT와 스탠퍼드에서 강의했던 「당대의 수재」이면서 민간기업 회장까지 지낸 배 장관이 이제는 관료사회에까지 진입,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탱크처럼 밀어붙이고 있는 「개혁행정」 「서비스행정」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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