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7주년 특집] 전문일간지가 가야할 길

강상현 연세대 교수(언론학)

오늘날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매체의 분화와 통합을 동시에 실현시키고 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매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화의 진전에 따라 기존의 여러 매체가 멀티미디어로 기능적, 기술적 융합을 이루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정보 서비스의 전문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정보의 통합 서비스가 가속되는 추세에 있다고 하겠다.

일간신문의 경우 그동안에는 다양한 분야의 정보나 소식 또는 의견을 통합 패키지화하여 제공하던 종합일간지가 신문시장의 주종이자 주류를 이루어왔으나,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이같은 대중매체로서의 신문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컴퓨터제작시스템(CTS)의 진전과 함께 신문기사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되고 각종 통신망을 이용한 정보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종전의 신문지 형태의 서비스에 더하여 전자신문, 팩스신문, 음성신문(오디텍스)은 물론, 전광판 뉴스와 인터넷신문 등 새로운 정보 서비스 경로들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미래형 멀티미디어 신문으로 통합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자들의 정보 취득경로나 방식도 점차 다양화해 가고 있으며,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선별해서 구독하는 등 독자들의 신문이용 패턴에도 상당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혹자는 이를 과거 대중으로서의 신문 독자가 점차 취향이나 기호 혹은 관심사에 따라 분중화(分衆化)하거나 심지어는 개중화(個衆化)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이 더욱 세분화하는 경향에 있으며 이에 따른 신문 서비스의 경로 다양화와 함께 영역 또는 주제별 내용 전문화도 한층 심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이는 전문일간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본래 전문일간지란 사회 전반에 걸친 분화 현상과 전문화 경향에 따라 생겨나고 또 발전해온 것이지만 오늘날 한층 두드러지고 있는 그러한 추세는 전문일간지에 더욱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해당 전문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동향 정보나 의견 등을 매일매일 제공해야 하는 역할과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에 의해 창출된 정보 서비스의 경로를 최대한 활용하여 더욱 심층적인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아울러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신문이 참된 의미에서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가와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자문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사실만으로 진정한 의미의 전문지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의 전문성이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의 제공 뿐만 아니라 그러한 지식과 정보를 독자편의에 입각하여 효과적으로 수집, 처리, 가공하는 전문적인 기법(skill)과 그러한 것들을 취재, 보도하는 과정에서의 수준높은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감 등이 함께 수반되어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자신문이 명실상부한 전문지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 사실이나 사태의 단편적인 보도에서 한걸음 나아가 그 배경과 전망을 정확하게 진단 혹은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독자들이 쉽게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구성하여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취재과정에서는 물론 취재 결과의 보도에 있어서 특정 이해관계에 따른 사실의 왜곡이나 시각의 굴절을 극복하면서 사회의 보편적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공익봉사적 자세(public service ethos)가 항상 기저에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적지 않은 경제전문 일간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IMF사태라는 전대미문의 경제적 시련을 예측, 통제할 수 있는 언론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우리 사회의 「정보화」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던져질 수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이 진정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보 서비스 경로의 다양화나 그 내용의 세분화 및 심층화를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야겠지만, 우리 사회의 「정보화」나 그와 관련된 일련의 정책, 사건, 사태, 사실 등이 어떤 배경 속에서 배태되고 또 어떤 전망이 예기되며 사회의 보편적 이익과 관련해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성찰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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