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7주년 특집] 21세기 정보사회형 언론의 탄생

「도전, 개혁, 창조」

전자신문 일간 7년은 이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91년 4월 1일 일간으로 전환하면서 전문 일간지가 탄생을 알렸을 때 언론계는 언론 자유화에 따른 잇따른 신생매체의 출현으로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때문에 전자신문 일간화에 대한 질시와 경계의 눈초리도 있었다.

일간화 추진 초기 언론계는 물론 산업계에서까지 『전문지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바탕과 터전이 너무 좁고 허약하다』는 지적과 우려를 했지만 전자신문은 전자,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정보 수요에 부응한다는 목표 아래 일간화 깃발을 올렸다. 당시로서는 전무한 일이었다. 하나의 사건으로까지 인식된 전문 일간지로의 변신은 향후 전자신문이 나아갈 좌표 마련의 전기였음에 분명하다.

전자신문은 우리나라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지만 산업의 성장이 발전을 담보해준 것은 아니었다. 일간화 이후 전자신문은 끊임없는 지면혁신을 통해 독자층 확대는 물론 신문업계 전반에 몰아닥친 불황의 먹구름을 걷어냈다. 국내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발전과 맥을 같이하며 신기술과 산업동향을 전파하는 전령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고 업계의 요구와 정부, 단체, 연구기관의 입장을 한곳에 모아 조율하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 방향타의 역할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전자신문은 다른 신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가장 독립적이고 영향력있는 신문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어려운 때 이룬 성공은 더욱 아름답고 빛난다」는 말처럼 어려운 조건에서 보기 드문 고속성장과 연속 흑자경영의 신화를 만들어 내면서 7년이 지난 오늘 「한국 전자, 정보통신산업을 선도하는 신문, 한국 전문 일간지를 대표하는 신문」으로 언론계의 정상에 우뚝 올라섰다.

우리 나라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21세기 정보사회의 문턱에 까지 다다를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전자신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우선 전자신문의 일간 전환이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구조가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구촌을 인체의 동맥처럼 유기적으로 엮어버린 인터넷, 세계의 교역을 초(秒)단위로 고속화시킨 초고속정보통신망, 그리고 이같은 인프라 기반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전자상거래 등은 21세기 정보사회가 이미 코앞에 닥친 현실임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가장 최근에는 전자정부의 등장, 개인기업의 급증, 재택 또는 원격 교육 등의 보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방대한 인간조직, 대규모 생산 및 물류시설, 행동의 현장화 등으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의 경제, 사회, 문화 메커니즘을 파괴하는 동시에 새로운 질서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자신문의 일간화는 바로 이같은 경제, 사회, 문화적 충격을 완화시키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정보사회에 조기 진입하기 위한 독자들의 시대적 요구로 이뤄진 것이었다. 그리고 21세기를 향한 변화의 최선단에 서서 그 방향과 본질을 통찰하여 독자들이 정보시대를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표지판 역할을 해온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혁명적 발달로 미디어환경 역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뉴미디어의 등장과 융합으로 매체간 영역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길게는 신문의 장래모습도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여 전자신문은 기사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인쇄매체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나가는 한편 뉴미디어 분야에 적극 참여하여 정보전달체계를 다양화함으로써 21세기 정보사회를 선도해 왔다고 자부한다.

정보의 생명주기(라이프사이클)가 1일 이하의 단위로 단축되고 유통속도가 눈부시게 빨라지는 정보사회에서 지면의 대규모화와 속보 체제의 구축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지난 95년 타 언론사들에서 앞서 양방향 디지털 정보체계, 즉 전자화된 뉴스 전송시스템인 인터넷 전자신문 「ETnews」를 새로 창간한 것은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온 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속에서 몸집을 줄이고 거품을 제거하는 대역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이른바 「제3의 물결」이라는 정보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이 물결은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보다 더욱 넓고 깊은 파급효과를 미치면서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에 따른 변혁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21세기 미래사회의 모습을 그려보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산업혁명을 이해하지 못해 후진국으로 뒤처졌던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정보화의 물결을 슬기롭게 타고 넘어가야 한다.

전자신문이 맡은 사명은 제호처럼 독자들이 전자신문의 맑은 렌즈를 통해 산업발전상을 명료하게 목격하게 하고 앞으로 추구할 방향을 제시하는 항해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창간 이후 줄곳 추구해 온 역할이기도 하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이 시점에서 전자신문이 앞으로 수행해 나가야 될 역할은 너무 나 자명하다.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보사회를 이끄는 것이 지상과제인 21세기형 언론으로서 일간화 이후 추구해온 목표를 더욱 확실하게 다져 나가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는 정보의 고부가치성과 영향력 확대에 주력함으로써 다양하게 변화하는 독자요구를 최일선에서 수렴,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이제 「세계로」 「미래로」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의 양이 국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때에 이를 전달할 임무를 맡은 전자신문은 그 사명이 막중함을 실감하면서 변화의 시대에서 내일에 대한 「비전을 주는 신문」으로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미래 세계를 열어줄 비전 제시는 이 시대 언론의 제1 기능이 돼야 마땅하다는 생각에서다. 변화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와 해설, 대응책을 제시하고 질 높고 깊이 있는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계획이다.

「일곱」은 동양에서 원하는 일이 이뤄지거나 새로운 것이 완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에서도 완전과 완성을 뜻하는 완전수로 여겨왔다. 일간 7주년이 되는 전자신문은 완전할 수는 없지만 전자, 정보통신업계를 비롯한 독자들이 IMF체제속에서 고난을 헤쳐나가는데 조력자 역할과 21세기 정보사회에 생존할 수 있는 방향 제시자로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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