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가장 큰 술집의 주인은 일본 노무라증권이다. 런던의 통근용 지하철은 프랑스인이, 전력시설은 대부분 미국인이 소유주다. 금융은 지난 85년 주식, 채권 거래 수수료를 자유화하는 것을 비롯한 빅뱅을 실시,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면서 큰 성공을 이뤘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경우는 99%가 외국인이 주인이다. 금융과 산업은 물론 무역, 문화, 오락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외국자본이 흘러들어갔다. 자존심 강하고 배타적인 성격이 짙었던 과거 영국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고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결과 영국은 현재 생활수준이 높은 선진국으로서 뿐만 아니라 산업경쟁력도 세계 최강이다.
반면 일본은 지난 60년대부터 해외로 진출, 세계화를 활발히 추진했으나 외국자본 유치에는 인색했다. 일본은 외국에 돈이 나가는 것과 들어오는 것의 비율은 14대1이라고 한다. 외국자본이 일본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 결과다. 오늘날 일본의 주요 은행이 부도나고 외환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영국보다 빅뱅을 11년이나 뒤늦게 실시할 정도로 금융 자유화가 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 세계화도 반쪽 밖에 모르는 것 같다. 우리는 외국으로 진출하면서 외국자본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궜다. 요즘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외국자본이다. 그래서 청와대까지 나서서 외자유치에 힘쓰고 있다. 그 때문에 최근 우리나라에 투자할 뜻을 비친 미국 인텔, HP 등의 고위 기업인이 청와대의 초대를 받은 자리에서 『한국은 기업을 개혁하고 재무구조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들이 실상 하고 싶었던 말은 외자유치를 배타적으로 보지 않는 「의식개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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