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

오호근 심볼 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

나라마다 사람마다 가치의 기준은 다르다. 또한 시대에 따라서도 변화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부를(양심적으로 축적한 것이라는 가정 아래), 어떤 사람은 권력을(억압과 규제의 수단이 아닌 봉사하는 노력이라는 가정 아래), 어떤 사람은 명예를(개인의 이익과 영달이 아닌 것이라는 가정 아래), 또는 어떤 사람은 진리를(혹세무민의 도구로 삼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절대가치로 삼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보이는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사람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 있다. 보이는 것이 저급하고 보이지 않는 것이 고급하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돈, 물질 등 보이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하부구조가 되고, 명예, 진리 등 보이지 않는 것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상부구조가 된다. 이 둘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므로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전세계의 누구라도 오늘의 시대를 한마디로 규정하라고 하면 정보시대라고 일컫는 데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정보화는 요즘 시대의 대표적인 화두다. 정보화에 앞선 나라는 선진국이 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후진국으로 뒤진다.

정보화에 앞선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쓰러질 것이다. 정보화에 앞선 개인은 능력 발휘의 기회를 많이 얻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개인은 도태될 것이다.

정보화는 나라나 기업이나 개인에게 경쟁력과 기회의 확대를 제공한다.

정보화의 중심에는 컴퓨터가 있다. 그리고 정보통신이 있다. 컴퓨터는 지나치게 우상화되어서는 곤란하지만 최소한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우리에게 매우 커다란 중요성과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컴퓨터산업 분야의 부가가치는 상대적으로 매우 높고 우리나라 국민에게 매우 적합한 분야이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분야는 바로 보이지 않는 창의력과 기술, 정렬, 노력이 집합되는 곳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이들 요소를 선천적으로 잘 구비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요소를 잘 활용하고 진흥시킬 수 있도록 조직화, 체계화시켜 나간다면 우리나라가 정보화에 앞서고 선진국화에 앞설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잘 교육된 우수 인력이다. 프로의 세계, 지구화된 세계에서는 사람은 그가 가진 보이지 않는 재능과 인격으로 대우받고 평가된다. 우리 국민 모두가 프로의식을 가지고 세계 제일을 꿈꾸며 노력하는 것은 어떤가.

나는 컴퓨터 그리고 통신 분야에서 그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분야는 폭발력과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빠르다. 일부 반도체나 PC, 디지털 휴대폰 등은 이미 세계 제일이고 수출도 활발하지 않은가.

과거의 몇몇 전자업체에 새로운 개발이나 디자인을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한 적이 있다. 출퇴근이나 복장도 자유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만 내면 되는 것이니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력도 이를 뒷받침해 줄 기술과 지식이 없으면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거꾸로 말해 기술과 지식이 없으면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력은 나올 수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에는 기초 기술과 지식이 절대 기반이다. 이들 기반이 없으면 획기적인 발견이나 발명은 불가능하다.

국가나 기업이나 이들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제도와 체계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가능성은 풍부한데 이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