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새 정부조직법이 발효되면서 해체된 과학기술부 산하 대덕단지관리소에 근무하는 K, P모씨 등은 요즘 심란하다. 그동안 단지관리소에서 처리해왔던 서류 일체가 지난 18일 과천 과학기술부로 이관된 데 이어 19일 컴퓨터를 비롯한 집기류마저 철수를 해 단지관리소는 그야말로 적막강산이기 때문이다.
올초만 해도 31명의 공무원이 대덕연구단지 운영에 관련된 각종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빴던 대덕단지관리소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자 곧바로 간판을 내렸다. 이 때부터 한명, 두명씩 단지관리소를 떠나 지금은 24명이 남아 「할 일 없는 근무」를 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부 인사로 전임소장은 서울과학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또 6급 이상 공무원들마저 모두 과학기술부 본부근무로 발령나 이제 단지관리소에는 7, 8, 9급 말단 공무원 14명과 기능직 8명, 별정직 1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별정직은 올 8월 31일, 일반직은 내년 3월 31일까지 별도 명령이 없으면 직권면직돼 공무원 신분마저 박탈될 지경에 이르러 사무실에는 한숨소리만 나오고 있다.
서류는 물론 컴퓨터 없는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이들 직원은 막연한 앞날 걱정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일부는 책상에 앉아 기업체 또는 다른 일자리를 찾기 위해 시험공부를 하거나 전화를 거는 게 하루 일과의 전부다.
단지관리소 소장실에는 비서만이 남아 주인없는 소장실을 지키고 있으며 나머지 직원들은 양지 쪽에 모여 신문에 보도된 자신들의 기사를 곱씹어 보며 「해바라기」하는 것이 유일한 소일거리. 현재는 그나마 다행이다. 책상도 있고 전화도 있고 수돗물도 나오기 때문이다. 또 이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운영비도 과학기술부에서 지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언제 끊어질지 몰라 이들은 안절부절이다. 사무실 운영비마저 지급되지 않을 경우 그야말로 밖으로 밀려나야 할 판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새 정부에 의해 사후대책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진 단지관리소 폐쇄가 「할 일 없는 공무원」 「문패없는 대덕단지관리소」를 만든 것은 아닌지,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단지관리소 직원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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