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특집] SW수출 "교두보"를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은 요즘 큰 고민에 빠져 있다. 수출에 대한 의욕은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어떻게 시장을 뚫어야 할지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 개발한 제품을 들고 해외로 나가자니 어디에서 어떻게 팔야야 할지 막막하고, 또 그만한 자금을 투입할 여력도 없다. 인터넷을 활용하더라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바이어를 수동적으로 맞을 뿐이지, 실질적인 판매수단으로 활용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소프트웨어업체들은 국산 소프트웨어를 전략 수출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외국의 주요 거점에 판매, 시장정보 수집 등을 전담할 수 있는 수출전진기지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프트웨어 수출전진기지는 여러 가지 형태를 띨 수 있으나 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이미지난해부터 서서히 일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소프트웨어지원센터는 현재 부각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수출 교두보라고 할 수 있다.

이 해외지원센터는 올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될 예정으로 이미 12개 입주업체를 선정한 상태이다. 이 해외센터 설립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는 이와 관련, 입주업체 선정기준에 수출활동 부문을 가장 중요하게 반영했다고 말하는 것도 이 센터의 향후 역할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각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해외현지에 잇따라 설립하고 있는 판매법인은 독자적인 형태의 수출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는데 핸디소프트 등 아직 몇몇 기업에 그치고 있다.

소프트웨어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바람직한 수출전진기지의 마련책은 해외현지에서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홍보, 마케팅 등을 전담할 수 있는 마케팅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말하고있다.해외소프트웨어센터가 국산 소프트웨어의 현지 마케팅까지 해주기는 어렵고 업체들의 해외진출은 자사의 제품판매에 국한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수출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장길순 과장은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이 제품을 해외시장에 알리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며 『수출이 소프트웨어산업의 최대과제라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 1백개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된 수출 전문회사 한개를 육성하는 것이 낫다』고 단언한다.

이 마케팅 전문회사는 현지인이나 현지 소프트웨어 시장에 밝은 교포를 활용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의뢰한 제품을 현지에서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기업이다. 이 마케팅 전문회사가활성화되면 국내 개발사들이 개별적으로 마케팅하는데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들이 현지에서 활동하면서 확보한 현지시장 정보 등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도 있어 국내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이같은 높은 수요에 따라 마케팅 전문업체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지오이월드가 현재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모 홍보대행사 등 몇몇 업체나관계자들이 이같은 해외마케팅 전문화사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태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무역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벤처컨설팅업체인 인포머셜컨설팅의 하재구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해외조직 중에서 KOTRA 해외무역관만큼 방대하고 정착된 조직이 없다』며 『주요 해외무역관을 잘만 활용하면 그 어느 조직보다 확고한 수출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밖에 기존 종합상사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규모 해외 마케팅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이들 업체들이 제대로 활동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종합상사의 노하우와 해외판매망을 수출거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전자신문은 이와 관련,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종합상사들이 참여하는 협력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비록 소프트웨어 수출거점은 아니지만 사실상 수출지원에 핵심역할을 하는 해외 벤처캐피탈의설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오이월드의 전하진 사장은 『소프트웨어 마케팅이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읽는 안목과 장기간에 걸쳐 상당한 많은 투자를 요구한다』며 『국산소프트웨어를 히트작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마케팅 프로모션할 수 있는 한국계 펀드설립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같은 여러 가지 대안중 그 어느 하나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점이다.이들 모든 대안들이 종합적으로 추진되고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켜야 만이 「소프트웨어수출」이라는 당면과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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