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인터넷이 과연 중간유통업자를 없앨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전자상거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선진국가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터넷 상거래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산업사회에서 활발한 비즈니스활동을 하던 대부분 기업들의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터넷의 등장은 기존 산업과 비즈니스 관행에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데 전 산업의 시장지배력 자체가 제조업과 유통업에서 제조업과 네트워크사업자, 그리고 소비자에게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전자상거래 회의에서도 이같은 전망과 추세를 반영, 인터넷 상거래에서의 중간매개(유통업자) 기능에 대해 회원국간에 진지한 논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미국 MIT대 박사과정의 조셉 P 베일리(bailey@rpcp.mit.edu) OECD 컨설턴트는 이론과 실증적인 분석을 혼합해 인터넷 상거래와 전통적인 상거래간의 조직적 차이를 분석한 「중간매개 기능과 전자상거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자거래의 도입으로 기존의 중간매개 기능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전자상거래에 있어 중간매개 기능의 모습과 역할에 관해 정리,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베일리 컨설턴트는 우선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지역적인 독점업체(지역적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유통업체)를 없앨 것이며 중간매개 기능의 소실에 대항해 새로운 중간매개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인터넷 거래에서 공급자들은 가격 차별화 전략을 통해서 전자상거래로부터 이익을 볼 수 있는 반면 소비자들은 그들의 요구를 보다 만족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발견할 수 있어 공급자들보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인터넷 상거래는 중간매개 과정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법적인 관할권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란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회원국들이 참여해 활발한 논의를 벌였으나 전자상거래 도입으로 중간매개 기능이 소멸될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일치된 의견은 도출되지 않았다.
중간매매 기능이 소멸될 것으로 보고 있는 측에서는 『산업혁명이 제조능력을 변화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은 유통에 변혁을 몰고 올 것이며 중간상과 중간단계의 기업들은 없어질 것이고 산업사회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중간단계에 속한다』는 주장을 폈다.
반대입장국들은 『거래체인을 따라서 정보를 처리하고 정보에 가치를 부가하는 중간매개 조직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으며 중간매개 조직들은 온라인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 양측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전자상거래의 성장은 전통적인 중간매개 조직들을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종류의 중간매개 조직의 창출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구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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