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南熙 전자통신연구원 이동통신기술연구단 책임연구원
세계는 지금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급속히 이행해 가고 있다. 정보사회는 그동안의 산업사회와는 달리 정보를 재화로 하면서 컴퓨터나 각종 정보통신 단말기를 통해 정보를 생산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 활용하며 광섬유 등 통신망을 통해 전달, 거래되는 사회를 말한다. 또 정보사회는 거래의 실체가 현실적 물질 대신 지적 내용으로 바뀌면서 생산, 저장, 처리, 전달과정이 전자 또는 광으로 신호화됨으로써 다루는 기술도 고도화되며, 거래영역 역시 가상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보사회에서는 정보가 사회 최고의 재화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많이 가진 자는 부자요 풍부한 생활을 하며, 고급스러운 것을 가진 자는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반면에 너무 많은 정보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판단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최적의 정보를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야기시킨다.
따라서 장래에는 일반인 누구나 정보들을 직접 생산, 전산자료화할 수 있는 편리한 도구들과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저장하고 필요한 것을 쉽게 검색해 낼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또한 정보 접근에 대하여 모든 이해 당사자가 평등할 수 있는 권리의 보장도 중요하다. 정보의 편중된 소유, 공개, 흐름의 제어는 물질 상품의 편중보다 더욱 심각한 사회적 양상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인간에 있어 재산의 불평등은 물론 사고와 목적 활동에까지 제약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기반은 인간의 모든 활동 즉,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등에 기초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정보통신 기반에서의 단절은 사회에서의 단절을 의미한다.
정보통신 기반을 위한 설비로는 통신망을 이루는 교환 및 전송 시스템들을 포함해 각종 통신 단말,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등 하드웨어와 이들을 원활하게 일체적으로 동작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들 수 있다. 통신망들간의 이음매 없는 접속과 망 상호간의 원활한 연동적 운용은 물론 최소의 제약과 지불 가능한 비용조건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접속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보편적 서비스의 강화로 지불능력이 없거나 지리적 여건으로 통신이 어려운 지역, 신체적 장애자들에 대한 고려가 사회복지 차원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정부가 이 기반구축의 선봉에 서는 것은 국가의 정보사회를 조기에 도래케 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나 이는 곧 민간들의 경쟁체제로 돌려져야 한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물론 국민들의 요구를 신속히 반영하여 좋은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개발해 제공하고 요금도 저렴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또 정보통신의 기반구축에 있어 중요한 것은 기반이 가능한 한 수평적 기능으로 분할(예, 물리적 기반, 네트워크 설비, 통신처리 설비, 응용 서비스 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직적 또는 지역적 분할은 정보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유통을 저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능을 전문화하는 데에도 장애가 된다.
정보통신 기반의 원활한 운용은 사회 기반의 기초를 다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튼튼하고 단절없이 정보를 흐르게 하는 운영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사회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일반인의 효율적이고 편리한 사용을 위한 기술교육은 물론 비전문가와 정보통신 설비사용 장애인들을 보조해 줄 수 있는 지원체제와 기반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즉시 보수해 줄 수 있는 전문 운용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망 운용자들의 일차적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며 이는 법과 제도로써 충분히 규정해 두지 않으면 안된다.
정보사회의 역기능으로는 직접적인 정보범죄(정보의 유출, 파괴, 변조, 접근과 흐름의 방해, 음란 및 폭력물, 사생활 침해 등)와 마약거래, 사회 범죄단 구성 등 정보통신 기반을 이용한 간접적 범죄, 정보의 독점, 통제에 따른 권력 또는 부의 집중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역기능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감시기구와 이들에 의한 피해를 보상하거나 조정, 처리해 줄 수 있는 제도가 운영되어야 한다. 이에 필요한 법과 제도들은 시대환경에 맞도록 지속 변화되어야 한다. 관련 전문경찰 및 수사요원, 법 전문인들의 확보도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다.
정보사회인은 기본적으로 정보통신 기기를 원만하게 작동시키고 사용할 수 있는 사회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한다. 정보사회의 윤리, 법, 제도에 잘 적응할 수 있고 이 사회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역기능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며 문제들을 자발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어려서부터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하는 기술을 잘 훈련받음은 물론 이들의 사용을 습관화하는 교육, 사회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정보사회에서 요구되는 개인의 윤리성에 대한 교육과 각종 역기능들에 대한 대비방법, 이들로부터 발생한 피해에 대처하는 방법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상 제시한 요건들은 정보사회를 위한 필요, 충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종 계획 및 사업들은 지나치게 정부 주도적이고 일과성, 단편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회 저변으로부터 좀더 변혁을 유도하고 각 분야에 정보화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종합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치밀한 정부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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