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여파로 교육용 공작기계 "불황속 호황"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산업용 공작기계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교육용 공작기계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 여파로 실직자가 급증, 재취업이나 전직을 위한 재교육의 필요성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노동부 산하 직업훈련학교 등을 중심으로 교육용 공작기계 수요도 서서히 증가, 개학 이후인 3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 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공작기계 및 컴퓨터 수치제어(CNC)장치업체들은 최근들어 신제품 출시와 병행, 전담팀을 구성하고 무료 순회교육을 강화하는 등 교육용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공과대학, 공업전문대, 공업고등학교 등 교육기관도 올해부터 교육용 공작기계 도입을 소폭 늘릴 계획이며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도 범용 선반 7백여대를 발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올해 이 시장은 「불황 속의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통일중공업, 한국산전, 터보테크, 현대정공, 화천기계 등 공작기계 및 CNC장치 메이커들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수요업체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부도의 위험이 크게 증가, 산업용보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현금 결제 및 대금 회수가 용이한 이들 교육기관 사업에 주력키로 해 자칫 과열경쟁의 우려마저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용 공작기계 시장에서 확보한 입지를 갖고 있는 통일중공업은 한글은 물론 일어,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SENTROL-PRO」외에도 교육용 PC-NC 및 보급형 PC-NC를 추가로 개발, 출시하고 소형 머시닝센터 등 교육용 공작기계 영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육용 PC-NC인 「WIN CNC」를 개발, 양산에 들어간 한국산전은 교육용 CNC장치는 물론 교육용 유연생산시스템(FMS), 교육용 머시닝센터 및 선반, 와이어커팅기, 소형 로봇, 레이저가공기 등 다양한 아이템을 갖추고 교육용 장비사업을 강화해 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정공은 일선 직업기술학교 및 공업계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출장교육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이 시장을 선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첨단 PC내장형 컨트롤러인 하이트롤킹을 비롯, 마자트롤, 파낙, 야스낙 등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컨트롤러 시뮬레이터를 탑재한 차량을 추가 구입하고 VTR 등 각종 교육 기자재를 장착했으며 일선 직업기술학교, 재취업 교육기관 위주로 출장교육의 중점대상을 전환하고 출장교육의 빈도도 월 1~2회에서 3~4회로 늘릴 예정이다.

터보테크도 교육용 CNC장치인 「HiTROL E-1」 외에 지능형 CAM인 「SPEED 플러스」와 그래픽 시뮬레이터인 「CANVAS」 및 「DNC」 등에 PC-NC 기능을 부가하고 특판팀을 구성, 교육기관 마케팅을 전담케 했으며 큐빅테크와 강신테크도 각각 「VCNC」, 「MTS」 등 CNC 시뮬레이터 제품으로 전국 교육기관 입찰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밖에 교육용 시장에 소홀해 왔던 화천기계도 소형 머시닝센터와 범용 선반 등을 주력 제품으로 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방침이며 두산기계와 기아중공업 등 산업용 공작기계 업체들도 교육용 시장 진출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교육용 시장은 미래의 산업역군을 육성한다는 취지 때문에 수익성 보다는 십년이나 이십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장인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산업용 공작기계 시장 경기가 워낙 안좋아 교육용 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자칫 경쟁이 치열해 지다보면 덤핑 등 시장을 흐려놓을 수 있는 소지도 있으므로 공정한 경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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