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부문 현주소
정부는 올해부터 초고속정보통신망 2단계 구축사업을 진행키로 하고 지난 1월 초고속망 관련장비 수급전망 및 대책(안)을 내놓았다.
오는 2002년까지 5년간 진행될 이번 사업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근거리통신망(LAN)과 가입자망 등 실수요자망의 집중육성이 약속됐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92년 시작된 1단계 초고속망 구축사업이 비동기전송방식(ATM) 스위치와 광전송장치 등 기간전송망에 집중됐던 것에 비해 보다 현실적이고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LAN 관련장비의 개발 및 수급이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며 멀티디지털가입자회선(xDSL), 케이블모뎀, 무선가입자망 등 가입자망 분야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LAN과 가입자망 관련장비를 개발,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더불어 빨라질 것임은 물론이다. 5회에 걸쳐 2단계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사업계획을 분야별로 점검한다.
<편집자>
국내 네트워크산업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대 초부터다. 인터넷, 인트라넷 구축이 전세계를 관통하는 시대흐름으로 정착되면서 국내에서도 네트워크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92년 국산장비를 통한 전국적인 초고속망 구축사업에 착수한 정부 역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했던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정부의 사업추진 방향은 국내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정보핏줄 형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초고속망은 크게 세가지 형태로 구성된다. 동맥역할을 하는 기간전송망과 기업, 기관들이 내부에 구축하는 LAN 및 양자를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의 가입자망 등이다.
이들 세종류의 네트워크는 따로 떼내어 생각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네트워크를 실제로 떠받치는 각 분야 장비들 역시 같은 비중으로 다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어느 부분에서든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네트워크 구축의 효과는 뚝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네트워크가 산업 전분야에 걸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일찍이 파악, 초고속망 사업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을 간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업수행의 편중성 때문이었다.
초고속망 구축사업이 이들 세 분야에 걸쳐 골고루 추진되지 못하고 기간전송망에만 집중됐던 것이다. 국내 정보통신을 관장하는 정보통신부는 기간전송망 구축사업에만 관심을 가질 뿐 LAN 및 가입자망 관련 기술, 장비 개발은 전부 업계에 떠맡겼다는 지적이다.
LAN 관련 장비,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94년 한국LAN연구조합이 발족됐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정부의 치우친 정책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 부작용은 LAN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 기관에 구축된 LAN의 외산장비 의존률이 90% 이상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라우터, 스위치 등 주요 LAN 장비를 개발할 엄두를 못내고 있으며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된 장비들도 외산에 비해 기능이 떨어져 실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이미 구축된 LAN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외산장비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네트워크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비간 호환성 문제』라며 『이미 구축된 LAN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외산장비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미 기울어버린 대세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초고속망 2단계 구축사업 계획에서 뒤늦게나마 LAN 및 가입자망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했다는 것은 그래서 주목할만하다.
업계는 『올해부터 시작되는 2단계 초고속망 구축사업을 통해 외산장비 편중으로 인한 국내 네트워크산업의 파행성장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표준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입자망 분야 장비, 기술의 경우 지금부터 시작하면 그리 늦은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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