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CE마크의 본질

曺春壽 유로E&S 대표

지난 2년 동안 전세계의 수많은 제조자들이 유럽연합(EU)지역으로 수출하기 위해 시험을 통해 EU통합규격인 CE마크를 획득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과정에서 대부분 CE마크가 지니는 본질을 잊은 것 같다. 우리는 CE마크를 부착하기 위한 최초의 시험과 업무진행은 잘한다. 그런데 일단 이런 과정이 완료된 후에 제품이 양산되는 과정에서 큰 것을 잊고 지나치고 있다.

CE마크가 지닌 중요한 의미는 제조자가 자기의 책임 아래 규격에 적합한 제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제조자들은 처음에는 적합성여부 확인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일단 이 과정이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다시 확인하거나 제품이 규격에 적합하게 제조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작업을 실시하고 있지 않는 제조자가 상당히 많다.

여기서 중대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소위 말하는 기술변경사항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부품값이 변경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것이 쌓여서 최초의 제품과 나중의 제품 제품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생긴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술자들은 순간의 판단에 의해서 시험도 하지 않고 양산을 결정한다.

앞에서 말한 내용을 종합하면 제품의 최초 단계와 양산단계가 다르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도 제조자들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규격의 지속적인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특히 CE마크 획득의 열쇠인 전자파규격의 경우는 이런 오류의 발생이 대단히 자주 발생한다고 본다. 전자파분야는 설비투자가 많이 들기 때문에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제조업체들이 전문 시험기관에 의뢰하는게 보통이다.

전문기관을 이용하면 별도의 시험비용이 발생하고 그러다보니 잦은 기술변경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상당수 업체들이 제품의 생산, 판매에 따르는 사후관리 활동을 등한시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러나 EU는 이제 CE제도의 정착을 위해 시장 사후관리 활동을 강력하게 실시하고 있다.

현재 EU지역의 사후관리 활동을 대개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회원국의 주무기관이나 관련단체의 자체 계획에 의한 시장 사후관리활동이 있고, 둘째는 회원국의 제조업체와 수입 제품의 시장 잠식을 방어하기 위해 경쟁업체의 제품을 구입 후 문제가 되는 내용을 관련기관에 통보하는 행위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소비자 보호단체의 의한 시장 사후관리활동이 있다.

최근에 독일 전기전자제품제조자협의회에서 97년 1.4분기에 실시한 사후관리 결과를 입수했다. 총 30개 품목 가운데 약 25개 정도가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제품은 6개 정도가 불량이라고 표시하였다. 이 자료는 회원으로 있는 모든 제조자들에게 배포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만큼 유럽제조자들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대안은 제조자들 스스로가 제품의 품질과 규격적합 여부 확인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CE마크가 부여한 제조자의 권한을 무책임하게 향유만 할 것이 아니라 두렵게 여겨야만 한다. 분명한 것은 CE마크는 제조자 스스로가 자기 적합선언을 통한 제품판매의 자유를 주는 대신에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제조자에게 물을 수 있는 것이다. EU는 한 나라도 아닌 무려 18개국의 연합체다. 따라서 우리 제조자들이 경계하고 준비해야 될 것은 제조자 스스로의 꾸준하고도 지속적인 품질관리활동을 통하여 CE마크가 요구하는 규격 적합성의 준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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