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부터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인터넷 열풍이 중국으로까지 번지면서 수많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들을 탄생시켰다.
인터넷 이용이 확산됨에 따라 ISP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이들이 중국 인터넷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95년만 해도 4, 5개에 불과하던 ISP수는 현재 80∼1백개에 이르고 있고 베이징에만도 50여개 ISP들이 몰려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아직 그리 많지 않다. 베이징의 이용자가 9만명 안팎이고 전국적으로도 10만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10만에 불과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ISP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전세계적으로 ISP당 평균 이용자가 4천∼5천명 정도인 데 반해 중국은 겨우 몇백명 수준에 그쳐 일부 ISP들은 생존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 중국의 ISP들은 일반인들의 인터넷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거나 인터넷 기능 및 이용방법까지 가르치는 등 중국 인터넷 시장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용자들 또한 인터넷 가입과는 무관하게 인터넷교육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수익면에서 볼 때 이들의 형편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그동안 중국의 유력 업체들은 12억 인구가 모두 수요잠재력을 갖는다는 판단 아래 앞다퉈 인터넷 정보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고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전력을 쏟아 부었다.
심천통신산업은 지난해 말까지 2백개 도시에 「차이나 온라인」을 개통한 데 이어 5년내에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들이 여기에 쏟아부은 투자액만도 20억元이다.
世紀호연이라는 업체는 2억元을 투자, 베이징과 난징 등 16개 도시에 대형 기간망을 구축중이며 國聯은 지난해까지 이미 상해, 심양, 서안, 광주 등 4개 도시에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中兩도 12개 도시에 독자적인 인터넷 기간망 「3C네트」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ISP는 어디를 막론하고 모두 우전부의 「차이나네트」 또는 전자부의 「차이나GBN」을 경유(임대)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들 두 곳만이 국제적인 채널을 갖추고 있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전부나 전자부의 국제호연망 서비스요금이 만만찮아 ISP들에겐 큰 부담이 된다. 예를 들어 한 ISP가 한 중계선을 임대할 경우 월세가 3천元인데 ISP들이 이를 일반인들에게 서비스할 때는 2천元밖에 받지 못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ISP들이 전국적으로 네트워크 연결을 많이 할수록 우전부나 전자부에 지불해야 하는 중계료도 늘어나 이들에겐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인터넷 콘텐츠 부족에 따른 이용자들의 실망감도 사업자들을 초조하게 만든다.
이용자들은 법률이나 기상, 오락, 과학기술, 재정, 신문 등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의 정보자원을 원하지만 현재 인터넷에는 대부분이 영문이고 중국어 콘텐츠가 빈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획기적으로 끌어 모으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ISP들도 중국 고유의 내용과 중국 실정에 맞는 정보자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중국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일부 ISP들의 경우 정부기관에 있는 정보센터들과 각 분야의 데이터베이스를 인터넷에 올려 놓는 문제에 대해 적극 논의하고 있지만 인터페이스나 검색방식, 속도 등에서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신문 정보를 인터넷에 올릴 경우 이용자가 한 시간 정도 이를 검색하는 데 10元 정도의 통신료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신문 1부의 가격은 1元에 불과해 가격경쟁력 면에서 통신이용이 훨씬 불리하다. 또 인터넷을 통한 신문검색이 일반구독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량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도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중국의 인터넷 환경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빈약하고 쓸모없는 정보들이 많은 공간을 차지함으로써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접속속도가 너무 느린 것도 가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파일 용량이 조금만 커도 화면에 뜨는 시간이 한참 걸려 나중에는 「연결시간 부족」이란 메시지가 뜨게 되고 결국 검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SP들은 미래의 인터넷 정보 서비스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향후 2, 3년 내에 이 시장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한다.
일부 ISP들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1, 2년내 60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ISP들은 이용자 확보를 위해 필요한 기술지원과 서비스의 향상으로 이용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 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대응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미 가전이나 컴퓨터 시장에서 외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를 감안할 때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도 세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 ISP들이 중국 문화의 특색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한 입장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나 몇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중국어 워드나 중국어 엑셀 등이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휩쓸어 중국 고유의 워드프로세서와 CCED를 사양길로 내몰았음을 상기할 때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의 ISP들은 수익면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시장공세의 끈을 놓지는 않는다.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인터넷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고취시키는 한편 관련 세미나 등 개최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앞다퉈 나서고 있다. 결국 ISP들은 현재의 시장상황보다 앞으로의 시장성에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통신료를 내리고 기간망 구축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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