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속해 있으면서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곳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삼성SDS에서 네이버, 사이버쇼핑몰 및 멀티미디어 디자인센터 등 3개의 벤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소사장들과 그의 팀원들.
이들은 삼성SDS의 여러 사업부문들이 구조조정의 혹한에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 회사에서 거는 기대가 남다른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올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거의 원안대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회사 전체가 긴축재정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들 소사장팀은 무리한다싶을 정도의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1백% 좋은 것만은 아니다. 권리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이 그만큼 무겁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사내 벤처기업들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사내 벤처포트」 제도의 결실이다. 사내 벤처포트는 삼성SDS가 기존 사내기업가제도를 흡수, 발전시킨 것으로 사내 벤처기업이 일정기간 인큐베이팅 기간을 거치게 되면 독립기업으로 분가시키는 제도다. 사내공모를 통해 만들어진 사내 벤처기업들의 대표는 소사장으로 불리며 사업경영의 전권을 위임받게 된다.
삼성SDS는 올해부터 이같은 형태의 사내 벤처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해나가기로 했다.
삼성SDS가 요즘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게 사내 벤처기업과 소사장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투자가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IMF 한파로 기업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사내 벤처기업만은 미래를 보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발상이다.
그 덕분인지 현재 삼성SDS의 사내 벤처기업들은 이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인터넷 한글검색서비스 개발을 제안한 팀은 이미 「네이버(www.naver.com)」라는 한글검색엔진을 개발한 상태다. 지난해 12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네이버는 국내 1백50여만개의 홈페이지를 등록해놓고 있어 국내 최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올해 국내 최고의 한글검색서비스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이버쇼핑몰과 멀티미디어 디자인센터 등을 제안한 다른 벤처사업팀 역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올해 또 다른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SDS 사내 벤처기업의 한 소사장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다른 사업부문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조건이어서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더욱 열심히 해 좋은 성과를 이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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