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珉和 벤처기업협회 회장
IMF 구제금융 신청이후 이제 한국 경제성장의 신화는 끝났다는 패배적인 생각이 우리나라 전체에 퍼지고 있으나 혼돈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기듯 현 상황이 오히려 21세기 선진한국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환율의 평가절하와 국가의 신용체계 붕괴다. 환율은 국가의 산업 경쟁력, 즉 국가의 가격을 나타내는 것이며 신용체계는 국가의 지불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기업으로 보면 제품의 경쟁력과 재무구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면한 문제는 국가 신용체계 붕괴이지 환율의 문제는 아니다.
바둑을 둬본 사람이라면 상대방을 이기는 매우 쉬운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치수를 올리는 것이다. 국가간 경제행위에서도 환율을 절하하면 경쟁력이 강화된다. 환율이 바로 치수이다. 이 때문에 환율을 평가절하하면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다. 환율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은 강화하고 수입은 줄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환율1천 1백원~1천2백원대는 우리의 환율이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환율을 인위적으로 방어하는 과정에서 증폭된 외환위기로 인해 결국 경제적 신탁통치라는 국치를 맞은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기아 사태의 지연에 따른 재벌 기업의 연쇄부도 및 금융기관의 부실화이고 둘째는 인위적인 환율 방어로 인한 외환 보유고의 고갈이다. 이 중에서 두 번째는 완전한 정책의 실패로 규정하고 싶다. 이제는 국제질서가 환율을 국가가 개입하여 조정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과거 폐쇄경제의 논리로 무리수를 두고 결과적으로 국가신용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IMF의 요구사항은 우리의 생각보다 냉혹하고 우리 경제의 전반에 걸쳐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현황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통제와 보호」에서 「자율과 경쟁」으로 이행이 필요해졌다. 은헹도 퇴출될 수 있다는 인식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금리 운영을 해야 한다. 단 사후평가를 철저히 받아야 한다. 이 사후평가의 전제가 바로 투명성 확보인 것이다. 이것이 책임경영이다. 단 개별은행의 도태가 예금자에게 손실을 주지 않는 제도적인 보험장치가 있어야 한다. 부분의 도태가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거시경제 지표들이 아니다. 우리문제의 본질은 관치금융에서 자율금융으로 전환하는 전환시대의 논리인 것이다. 「통제와 보호의 사고」에서 「자율과 경쟁의 사고」로 전환이 문제의 본질이다. 경제법안의 운영주체인 재경원의 개혁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이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경쟁력 있는 환율이 가능하게 되어 경상수지는 회복될 것이다. 엔화에 대한 환율이 1:9를 넘으면 우리는 이기게 되어 있다. 그리고 금융이 개혁되고 악성외채가 IMF의 자금으로 대체된다. 이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의 사항이 필요하다.
첫째 혼란을 최단기일에 수습하고 대외 신용도를 회복해야 한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가 대외 부채를 책임진다는 선언이 필요하다. 즉 무기명 장기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실금융을 인수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금융시스템의 붕괴에 따른 원화 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될 것이다.
둘째 기업은 강화된 환율 경쟁력을 핵심 역량 강화의 수단으로 집중해야 한다.
셋째 IMF의 활동을 금융기관 국제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극대화해야 한다. 금융개혁위원회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21세기 강국이 되기 위하여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역사는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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