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산 반도체 장비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클린룸, 번인 테스터, 가스캐비넷, 마킹시스템, 테스트핸들러 등 현재 국내에서 주력 생산되는 대부분의 반도체 장비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최고 50% 수준까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장비 업체들은 채산성 악화와 함께 차세대 장비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재투자비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까지 몰리고 있으며 이로 인한 국내 반도체 장비 산업의 전체 경쟁력 상실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국산 반도체 장비 가격이 최근 급락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국내 소자 업체들이 장비 업체들에 대한 가격 인하 고삐를 계속 조이고 있는데다 관련 시장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잇단 참여가 과다한 가격 경쟁을 불러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신성이엔지가 주도해온 반도체용 클린룸 시장은 일반 플랜트 업체이던 정일이엔씨가 첨단 산업 진출의 일환으로 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 지난해 팬필터유닛(FFU)당 1백만원을 호가하던 클린룸 가격이 하반기들어 최저 40만원 수준까지 급락했다.
번인 테스터의 경우 기존 업체인 DI와 올해 신규 참여 업체인 극동뉴메릭이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접어들면서 지난해까지 3억원을 웃돌던 번인 장비 가격은 현재 2억원대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테스트 핸들러 시장은 미래산업, 연우엔지니어링에 이어 아주시스템 등 2∼3개 업체가 핸들러 시장에 진출하면서 급격한 가격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동안 동양반도체장비가 주도해온 마킹시스템 시장 또한 고려반도체시스템, 이오테크닉스, LG산전 등의 잇단 시장 참여로 가격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반도체용 온도조절장치인 칠러의 경우 코삼과 다산씨앤아이에 이어 스피드엔지니어링이 본격 가세하면서 무제한 가격 인하로 인한 덤핑 논쟁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장비 업체 한 관계자는 『이러한 국산 반도체 장비 가격 폭락은 국내 업체간 과당 경쟁이 1차 원인이겠지만 그보다 장비 수요자인 소자 업체측이 저가격 공급을 미끼로 이같은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게 더 큰 문제』라며 소자 업체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가격 구조로는 장비 설치후 원활한 AS는 물론, 신규 장비 개발을 위한 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국내 반도체 장비 산업의 전체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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